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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희 소아청소년과 전문의가 말하는 '아이 키 키우는 법'…"성장치료는 먼저, 빨리, 제때, 자주하는 것이 좋다"

2022-06-07

신생아때 성장판 검사 가능…호르몬 결핍 진단땐 만 2세부터 치료
2차 성징 시작됐다면 여아 만 9세, 남아는 만 10세 이전 병원 찾아야
비만도 성조숙증 주요 요인…호르몬 교란으로 성장판 빨리 닫힐 수도
줄넘기 등 유산소 운동 하루 30분·일주일 5회 이상하면 키 성장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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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8년부터 지난해까지 대구의료원 소아청소년과장을 지낸 정명희 소아청소년과의원 원장이 아이들 성장치료는 '먼저' '빨리' '제때' '자주' 하는 것이 좋고, 부모 모두 키가 작아 걱정된다면 전문가와 일단 상담해보는 게 좋다고 조언하고 있다.

아이들의 성적과 맞먹을 정도의 관심을 받는 것 중 하나가 '키'다. 특히 부모 모두의 키가 작을 경우 이 문제는 최우선 과제일 수 있다. 하지만 성장과 관련한 치료는 언제쯤 받아야 하는지, 치료를 받으면 실제로 더 크게 되는지, 비용은 감당할 수 있을지 등 궁금한 것들이 적지 않지만 물어볼 곳이 마땅치 않다. 특히 부모 모두가 키가 작은 경우는 고심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정명희 소아청소년과의원(성장·성조숙증 클리닉) 원장은 "키 성장에 유전이 차지하는 비중을 무시할 수 없다. 대개 70~80% 정도 영향을 미친다고 본다"면서 "부모 키가 작고 할아버지, 할머니, 고모, 이모, 삼촌 등 모두 작으면 아이 키가 크지 않을 경향도 있는 만큼 정기적으로 키를 재고 성장을 관찰하다가 덜 자라거나 성장 곡선에서 변동이 생긴다면 전문가를 찾아 검사해 볼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정 원장을 만나 성장치료에 대해 들어봤다.

▶성장치료는 언제 시작하는 게 좋은가.

"'먼저' '빨리' '제때' '자주' 하는 것이 좋다. 걱정되면 전문가와 일단 상담해보는 게 좋다. 특히 아이 성장이 늦거나 체중이 잘 불어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살이 너무 많이 쪄도 일단 점검해 보는 게 좋다. 성장판은 신생아 시기부터 찍어 볼 수 있다. 성장호르몬 결핍증으로 진단되면 만 2세부터 성장호르몬 치료가 가능하다. 부당 경량아(SGA·small for gestational age)는 출생 당시 임신 주 수에 따라 정해지는 기준의 키와 체중이 3백분위 수(같은 성별, 연령인 100명을 순서대로 했을 때 셋째) 미만에 해당하는 신생아로 임신 40주에 출생한 신생아 중 남아 2.8㎏ 미만, 여아 2.7㎏ 미만이면 부당 경량아로 진단한다. 만 4세 이후에도 키가 3백분위 수(3 percentile) 아래면 성장호르몬 치료에 보험이 적용된다. 그리고 사춘기 징후가 오는지 잘 점검하고 아무리 늦어도 여아는 초경이 되기 전, 남아는 초등 고학년이 되기 전에는 병원을 찾아야 한다. 성장호르몬은 어릴수록, 오랫동안 쓸수록 효과가 좋다. 사춘기가 많이 진행되어 성장판이 닫히기 시작하면 그 효과는 떨어진다. 여자는 14~15세, 남자 15~16세 이상 골 연령이 진행됐거나 일 년에 2㎝ 이상 자라지 않는다면 성장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키에 대한 아이의 욕구가 강해 주사를 받아들일 수 있다면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일찍 시작하는 편이 비용 대비 효과 면에서는 좋다."

▶비용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여아가 만 8세 전에 가슴 멍울이 생기는 등 사춘기가 시작됐다면 만 9세 전에 검사 후 치료를 시작해야 하고, 남아는 만 9세 전에 고환 용적이 4㏄ 이상으로 커지는 등 이차 성징이 나타나면 만 10세 이전에 진단받아 치료를 시작해야 급여적용으로 비용부담을 줄일 수 있다. 또 사춘기가 진행됐어도 키가 작을 경우에는 성장호르몬을 병합하기도 한다. 성장호르몬은 체중에 따라 용량이 정해지는 만큼 체중이 많으면 비용도 늘어나게 돼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이 부담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다."

▶성호르몬 억제 주사 간격을 강조하는 이유는 뭔가.

"성호르몬 억제 주사는 4주~12주마다 주사하는데 간격을 잘 지키지 않으면 사춘기 지연 효과와 성장 효과가 감소된다. 불규칙하게 늦게 맞으면 성호르몬 분비 억제가 덜 되어 성장판의 나이가 자꾸 빨라지는 수가 생긴다. 키 성장할 기간이 단축되니 키 성장에는 절대 도움이 안 되고 효과도 적기 때문이다."

▶뼈나이 등을 토대로 성장 가능 키를 이야기해주지만, 실제로 다른 경우가 종종 생긴다.

"너무 어린 나이이거나 사춘기 진행이 많이 된 상태에서는 오차도 많이 생긴다. 예상 키는 진료 당시 아이의 역연령(만 나이)과 골연령(뼈 나이), 키를 바탕으로 계산한 값이다. 그런 만큼 골연령이 어떤 이유로 많이 빨라졌지만, 키는 별로 안 자랐을 경우에는 성인이 되었을 때의 예상키는 줄어든다. 하지만 성장판이 오랫동안 열려있고 그동안 잘 자라면 예상키보다 크게 될 수도 있다."

▶치료가 필요한 경우 이외에 성장에 도움이 되는 운동이 있는가.

"운동의 종류보다는 즐겁게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중등도 강도의 유산소 운동을 하루 30분 이상 일주일에 5회 이상 하면 키 크는 데 도움이 된다. 계단 오르기, 수영, 줄넘기, 달리기, 자전거 타기, 댄스 등 어느 것이라도 몸에 땀이 날 정도로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비만한 아동의 경우 줄넘기는 무릎 관절에 무리를 줄 수 있는 만큼 요가, 필라테스, 수영, 걷기를 권한다."

▶예전에는 살이 찌면 키로 간다고 했는데, 지금은 비만 상태가 되는 것을 주의하라고 하는데.

"체지방이 쌓여 지방세포가 늘어나면 지방세포에서 성호르몬을 더욱 잘 만들게 한다. 늘어난 체지방에서는 '렙틴'이라는 물질이 나오는데, 몸에서 분비되는 렙틴은 신진대사와 식욕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호르몬이다. '렙틴'에 의한 호르몬 교란으로 사춘기가 빨라질 수 있고, 성조숙증이 생기면 성장판도 빨리 닫혀 키 손실이 클 수 있다. 성조숙증 유무에 따라 최종 키는 10㎝ 이상 차이가 생길 수 있다. 비만하지 않은 경우에도 성조숙증이 올 수도 있지만, 비만은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기 때문에 주의하라고 하는 것이다."

▶외과적 수술로 키를 키운 사례도 있던데 어느 정도까지 키울 수 있는가, 또 안전한가.

"사지 연장술인 일리자로프 수술이 있다. 뼈를 절단해 뼈와 뼈 사이를 늘이는 방식으로 하루에 1㎜씩 늘이면 60일 정도 후에 6㎝를 늘일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엄청난 인내심이 필요한 데다 신경마비나 염증 등 합병증도 생길 수 있는 까다로운 수술이다. 장기간 움직이지 않아야 하고 수술 후에도 재활이 필요하다. 국내에서도 수술은 하고 있다."

▶끝으로 성장과 관련해 아이와 그 부모에게 해주고 싶은 당부가 있다면.

"성장 곡선을 따라 성장이 제대로 잘 이뤄지고 있는지 살피고 잘 안된다고 느끼면 빠르게 대처하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키에 대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해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매년 잘 자라고 있는지 점검하고 전문가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 운동 습관을 들이고, 정신적·사회적 스트레스가 적은 환경을 만들어 키 성장이라는 마라톤을 끝까지 다 잘 달려갈 수 있기를 당부한다."

글·사진=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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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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