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염색산단 첨단화 공약...홍준표 시장"아예 이전하겠다"
한때 대구의 산업 중흥기를 이끌었던 섬유기업 전용 집적지 '대구염색산업단지'의 도시 외곽 이전 사업이 행정기관의 뒷심부족으로 주춤하다가 홍준표 대구시장이 시정지휘봉을 잡으면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염색산단은 작업 물량이 끊이질 않을 정도로 성업했던 곳이다. 산업구조 고도화, 도심 확장 등 세월의 무게 탓에 이제는 기피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인근 주민들은 염색 산단에서 흘러나오는 하·폐수 및 배출가스 등으로 인한 악취와 오염 물질에 대한 피해를 호소한다.
한동안 주춤했던 염색산단 이전 논의는 서대구 KTX 역세권 개발사업이 현실화되면서 대구 서부권역 발전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감이 커지면서 재점화됐다. 올 3월말 서대구역사가 개통되자 지역사회의 이전 요구는 더 절실해졌다.
김이진 대구염색산업단지관리공단 이사장 또한 장기적으로 이전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염색산단 내부적으로도 이전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되는 분위기다.
염색산단 이전 이슈가 부각된 것은 지난 3월과 6월 치러진 대통령선거 및 지방선거 때다. 윤석열 대통령이 염색산단 첨단화 공약을 내걸었다. 대구시는 관련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먼저 용역을 통해 염색산단 내 열병합발전소를 수소연료전지발전소로의 전환을 타진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염색산단 이전 사업을 아예 선거 공약으로 채택했다. 대구시는 내년에 염색산단 이전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할 방침이다. 대구지역 주요 산업단지 조성의 평균 소요 기간이 14년인 것을 감안하면 염색산단 이전에도 비슷한 기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된다. 염색산단 입주 업체의 의견수렴, 이전 대상지 선정과 부지매입, 재원 조달 등 산적한 과제들과 맞닥드리게 된다. 그동안 쉬쉬하며 덮어뒀던 염색산단 이전이라는 판도라의 상자가 힘들게 다시 열린 만큼 이젠 명확하게 결론을 내야한다는 게 지역 사회의 중론이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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