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영남대 캠퍼스 인근서 '분식집 쫄면 번개'
작년 9월 국민의힘 영남대 지부 창립 총회 직접 찾은 인연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7일 경북 울릉군 사동항 여객터미널에서 선박 탑승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을 돌며 잠행에 나선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경북 경산에서 당원들과 만난다. 집권 여당의 내홍이 최고조로 달한 가운데 당 최대 지지기반인 TK에서 당원과 직접 소통하며 지지세를 키우려는 행보로 보인다.
29일 영남일보 취재 결과 이 대표는 이날 저녁 경산 영남대 인근 한 분식점에서 국민의힘 영남대 지부 소속 당원·지지자 등과 '번개 모임'을 갖는다. 그는 지난 24일 포항을 시작으로 약 일주일 째 울릉, 경주 등을 돌며 경북 지역에서 잠행을 이어오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간의 '문자 노출 ' 사태가 불거지면서 이 대표의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만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했을 때, 공교롭게도 이 대표는 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TK를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울릉도에 머무르고 있던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섬(여의도)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며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후 이 대표는 연일 여의도 정치권을 겨냥한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지난 28일 경주에서 당원들과 만난 뒤 SNS에 "그 섬에 있는 어느 누구보다도 지역의 당원들이 오히려 가장 개혁적이고 당을 걱정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시 한 번 여의도 정치권을 '그 섬'이라고 지칭하며 당의 내홍을 비판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경산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 영남대 지부'라는 연결고리가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부터 대학생의 정치 참여 독려를 위해 대학생 위원을 공개 모집했다. 이 중 참여 학생이 40명이 넘는 대학에는 지부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영남대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단 이사장을 지낸 곳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영남대 지부 창립 총회 당시 경산을 직접 찾아 "영남대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40명 이상의 지부를 설립했다"며 "일정 때문에 연세대, 서울대에 이어 총회에 참석하게 됐지만, 앞으로 제가 항상 달려가서 소통하겠다"고 격려한 바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