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李 대표, 영남대 인근 분식집에서 회동
일주일 째 '당 최대주주' TK 집중 행보…지지세 결집 포석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댄 이사장 지낸 영남대
李는 국민의힘 영남대 지부 창립총회 참석 인연도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오후 영남대 인근인 경산 압량읍 한 분식점에서 당원, 지지자 등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
당원권 정지 6개월 중징계 이후 약 3주째 전국을 돌며 잠행 중인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29일 경북 경산을 찾았다. 그는 지난 24일 포항을 시작으로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TK)을 집중적으로 돌고 있다. 집권 여당의 내홍이 최고조로 달한 가운데 당 '최대 주주'인 TK에서 당원과 직접 소통하며 지지세를 키우려는 행보로 보인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6시30분쯤 영남대 인근의 경산시 압량읍에 있는 한 분식점을 찾아 당원·지지자, 대학생 등과 함께 '번개 모임'을 가졌다. 그가 하늘색 카라티 등 가벼운 옷차림으로 한 채 모습을 드러내자 참석자들은 환호성과 박수를 보내며 환영했다. 이 대표와 '셀카'를 찍으려는 참석자들도 눈에 띄었다.
이날 모임에는 약 40여 명이 몰려 이 대표와 함께 쫄면과 김밥, 만두, 음료 등을 나눠 먹으며 참석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모임은 2시간 30분 이상 진행됐으며, 비용은 참석자들이 각자 지참한 회비로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임승호 전 대변인도 참석했다. 임 전 대변인은 지난해 열린 국민의힘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의 우승자다. 대변인 선발 토론배틀은 이 대표의 대표적인 공약이기도 했다.
대구 모처에 숙소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이 대표는 이날 앞서 영남대 인근의 임당동과 조영동 신라 고분군도 방문했다.
한편, 이 대표의 잠행은 지난 26일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 간의 '문자 노출' 사태를 기점으로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윤 대통령이 이 대표를 겨냥해 '내부 총질만 하던 당 대표가 바뀌니 달라졌다'고 했을 때, 공교롭게도 이 대표는 당 지지세가 가장 강한 TK를 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울릉도에 머무르고 있던 이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그 섬(여의도)에서는 카메라 사라지면 눈 동그랗게 뜨고 윽박지르고, 카메라 들어오면 반달 눈웃음으로 악수하러 온다"며 "앞에서는 양의 머리를 걸어놓고, 뒤에서는 정상배들에게서 개고기 받아와서 판다"고 비판한 바 있다.
이 밖에도 경산은 이 대표와 '국민의힘 영남대 지부'라는 연결고리가 있다. 국민의힘은 지난해 7월부터 대학생의 정치 참여 독려를 위해 대학생 위원을 공개 모집했다. 이 중 참여 학생이 40명이 넘는 대학에는 지부를 설립해 운영하고 있다. 영남대는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재단 이사장을 지낸 곳이기도 하다.
이 대표는 지난해 9월 영남대 지부 창립 총회 당시 경산을 직접 찾아 "영남대가 전국에서 가장 먼저 40명 이상의 지부를 설립했다"며 "일정 때문에 연세대, 서울대에 이어 총회에 참석하게 됐지만, 앞으로 제가 항상 달려가서 소통하겠다"고 격려한 바 있다.
글·사진=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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