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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분석] '주차장 추락사고' '폭우로 사망' 연이은 사고 후 되돌아 본 '생활 속 안전'

2022-08-17
[이슈분석] 주차장 추락사고 폭우로 사망 연이은 사고 후 되돌아 본 생활 속 안전
지난 12일 대구 한 상가건물 기계식주차장 입구. 지난 5월 이곳에서는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해 20대 운전자가 사망했다. 노진실 기자


지난 5월 대구에서 발생한 '기계식 주차장 추락사망 사고'와 최근 서울에서 발생한 '침수 사망 사고'. 전자와 후자는 '사고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는 점 외에 언뜻 큰 연관성이 없어 보이지만, 중요한 공통점이 있다. 둘 모두 '안전'이라는 화두를 던진다는 점이다.

일상생활 속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삶의 형태와 환경이 바뀌면서 우리에게 어떤 모습의 '인적 재난'과 '자연 재난'이 닥쳐올 지 쉽게 예측하기 어렵게 됐다.

◆총체적 안전불감증 '기계식 주차장 추락사고'

지난 12일 찾아간 대구 북구의 한 상가건물 주차장. 기계식 주차장 입구 문이 닫혀 있었고 '고장, 출입금지'라고 적힌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곳에선 약 3개월 전, 어이없고 안타까운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5월7일 해당 건물 기계식 주차장에서 승용차가 지하 4층으로 추락해 20대 운전자가 사망한 것. 당시 주차장은 수리 중이었기 때문에 주차장 내부가 뚫려있는 상황이었다.

영남일보 취재진이 해당 사고가 알려진 직후(5월9일 오전) 사고 발생 현장을 찾았을 당시, 현장에서는 총체적인 안전불감증 가능성이 제기됐다.
사고 발생 당시 주차장에서는 차량의 진입을 막기 위한 안전 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안전한 주차관리를 위한 관리인도 배치돼 있지 않았다는 의혹과 정황이 잇따랐다.

해당 사고를 수사해 온 경찰은 건물주와 보수업체 관계자 등 4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입건해 곧 검찰에 송치할 예정(영남일보 8월12일자 6면 보도)이다. 수사를 통해 사고 당시 총체적 안전불감증이 았었음이 일부 확인된 것이다.

대구경찰청 관계자는 "안전과 관련된 사고이고, 사망자도 발생해 다각적으로 수사를 진행했으며, 이달 중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3월 한국교통안전공단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기계식 주차장과 관련해 총 43건의 사고가 발생해 6명이 사망했다.

[이슈분석] 주차장 추락사고 폭우로 사망 연이은 사고 후 되돌아 본 생활 속 안전
지난해 8월 폭우로 인해 대구 신천 수위가 높아져 신천동로 일부 구간의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 영남일보DB


◆기록적 폭우로 연이은 참변

13명 사망, 6명 실종. 이달 서울 등 중부지방에 쏟아진 집중호우로 현재까지 발생한 인명피해 숫자다.

특히, 수도권의 기록적인 폭우로 인해 발생한 서울 반지하 주택 거주민들의 침수 사망 사고는 국민들에게 큰 충격을 안겼다.
서울 관악구 신림동의 반지하 주택에 살던 가족 3명이 침수로 고립돼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한 것.

이들 가족은 지난 8일 밤 지인에게 침수 신고 요청을 했지만, 급속히 차오른 물로 인해 40대 여성 2명과 10대 1명은 결국 그 다음 날인 9일 오전 숨진 채 발견됐다.

또 이번 폭우로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반지하 주택에 살던 50대 여성도 침수된 집을 빠져나오지 못해 목숨을 잃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이은 반지하 주택 거주민의 참변 등 잇따른 침수 피해에 정부와 지자체도 부랴부랴 수해 대책 점검에 나섰다.

◆"삶의 형태도, 환경도 바뀐다"…'예방'도 업데이트 필요

올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주요 재난 사례를 돌아보면 "'예방'에도 업데이트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다다르게 된다.
계명대 장준호 교수(토목공학과)는 "재난은 과거 30년의 통계 등을 보고 미래를 준비하고 예측을 해왔는데, 지금은 그런 패턴이 안 맞는 상황이다. 이번에 서울에 내린 비의 양도 패턴을 벗어나 버렸다"라며 "기후만 봐도 아열대성 기후 등 미처 우리가 예상할 수 없었던 형태들이 불규칙하게 나타난다. 과거에는 생각지도 못했던 재난 상황에 대해 시민들도 열린 마음으로 준비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또한 각종 재난이 '도시'의 특성과 만나 피해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장 교수는 "도시화된 환경이 재난과 만나 큰 피해를 야기하기도 한다. 도시의 경우 대부분의 지표면이 아스팔트로 덮여있다. 땅이 코팅돼 있으니 빗물이 자연스레 땅으로 스며들지 못하고, 이른바 '도시형 홍수'로 이어지기도 한다. 제때 땅으로 스며들지 못한 방대한 물이 모여 미끄럼틀 타듯 저지대로 내려가면 저지대 침수 피해가 나타날 수 있다"며 "또 화재의 경우에도 준초고층(30층~49층 건물) 등 대도시의 고층화된 건물은 화재 발생시 더 위험할 수 있어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기계식 주차장 추락사는 인적 재난, 수해는 자연적 재난에 속하지만, 결론은 '예방이 답'이라는 것이다. 삶의 형태도, 환경도 바뀐다. 시대 변화에 맞춰 예방이나 대처 매뉴얼도 업데이트 해야 한다"라며 "각종 사건·사고가 일어나면 잠깐 관심을 쏟다 금세 잊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의 사각지대를 계속 살피고 시민 안전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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