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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기업 "환율 언제 변동될지 몰라…물량 받는 게 겁날 지경"

2022-09-01

원·달러 환율 고공행진…지역 산업계 악영향

원재료비 상승으로 이익 상쇄

체감 경기 오히려 더욱 나빠져

수출 개선 효과없이 공포감만

8월 중소제조업 수출실적 감소

수출기업 환율 언제 변동될지 몰라…물량 받는 게 겁날 지경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본점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분주하게 거래를 하고 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대비 9.1원이 내린 1,337.6원으로 기록됐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한때 연고점을 기록했지만 오후 들어 대폭 내림세로 돌아섰다. 연합뉴스

달러화 강세는 한동안 이어질 태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 인상 기조를 계속 유지하고 있어서다. 외환당국이 조정에 나설 계획이 있다고 밝혔지만 당분간 달러화 강세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대구 산업계는 환율 상승이 더 이상 호재가 아닌 '경기침체의 신호'로 인식하고 있다. 기업들은 수입 부담이 늘어 매출에 불이익을 보기 일쑤다.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무역수지 적자가 계속 쌓여가면서 환율 고공화 사태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큰 상황이다.

◆원·달러 환율 변동에 어려움 겪는 대구 기업들

지역 기업들은 원·달러 환율 상승 대응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원재료·중간재를 구매하는 비용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달러를 제외한 외화 가치는 오르지 않아 수출 경쟁력도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A업체는 수출액은 늘었지만 원재료비 상승으로 이익이 상쇄되고 있다. A사 대표는 "남미나 북미 쪽에 달러로 결제를 하면서 발생하는 이익이 있지만 원재료비가 같이 올라서 실질적으로 매출액이 달라진 것은 없다"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물류비 부담이 커져서 업계 전반으로 보면 유리한 상황은 아닌 것 같다. 환율이 언제 변동될지 몰라 수출물량을 수주하는 것도 부담이 크다"고 했다.

섬유 업계의 경우 예전엔 환율 상승의 효과를 톡톡히 봤으나 최근 상황은 좀 다르다. 재생 원사를 제작해 수출하는 B사 대표는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이 개선되는 효과가 있었지만 이제는 좋다 나쁘다 말하기가 어려운 상태"라며 "우리는 유럽이 주요 수출국인데 유로화는 떨어지고 있어서 체감 경기는 오히려 더 나빠졌다. 시장 전체가 침체하면 주문 물량은 당연히 줄어들 것이 불 보듯 뻔하다. 환율 상승에 대한 공포감이 큰 상황"이라고 말했다.

수입 비중이 낮은 기업도 환율상승으로 악영향을 받고 있다. 인테리어 제품을 제작하는 C업체 관계자는 "주로 수출을 하기 때문에 환율상승 덕을 좀 볼 수 있을까 싶었는데 지금은 그 반대가 됐다"라며 "해외 클라이언트도 환율을 의식해서 가격을 조정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마저도 중국, 동남아 국가의 기업들과 경쟁이 치열하다"고 하소연했다.

수출기업 환율 언제 변동될지 몰라…물량 받는 게 겁날 지경

◆무역적자 최대 기록, 지역 중소기업 실적도 적신호

원·달러 환율 상승은 무역적자 확대에 큰 영향을 미친다. 원자재 수입 부담을 가중하고 특히 수출 의존도가 절대적인 에너지 수입 비중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관세청에 따르면 8월10일까지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229억1천만달러다. 지난해 같은 기간 144억100만달러 흑자를 냈으나 올해 4월부터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위기 직전인 1996년(206억달러 적자) 이후 최대 적자가 나올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관세청이 집계한 통계 잠정치를 보면 수출은 지난해 동기 대비 23% 증가에 그친 반면, 수입은 34% 늘었다. 특히 원유(50.1%), 가스(96.4%), 석탄(162.5%) 등 에너지 수입액의 증가 폭이 크다.

지난 7월 한국무역협회에서 발간한 '국제원자재 가격과 원화환율의 변동요인 및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는 원·달러 환율 상승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다. 이 보고서는 "환율이 10% 오르고 원자재 가격이 같은 폭으로 상승할 경우 수입금액은 3.6% 늘어난다"며 무역적자 지속 가능성을 우려했다. 이어 "일단 우리 경제에 부정적 영향은 대부분 단기적 여파에 그칠 것으로 예상하지만 환율 하락 후에도 중장기적으로 원자재 가격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올 7월 말 현재 대구의 무역수지는 15억5천만달러, 경북은 143억달러 흑자를 내고 있다. 다만 지난해 동기 대비 대구 수출이 32.1% 증가할 때 수입은 51.9% 늘었고, 경북의 경우 수입 증가율은 15.5%에 머물렀지만 수입 증가율은 32.6%를 기록했다. 수출에 비해 수입의 증가 폭이 더 크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경북지역본부의 경기전망 조사 결과, 8월 지역 중소제조업 수출실적은 대구(70.0→66.7), 경북(86.7→82.3) 모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우태기자 wta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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