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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불산 누출사고' 10주년…정신적 충격은 아직도 선명

2022-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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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7일 구미산단 4공단 내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주>휴브글로벌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사고로 말라죽은 봉산리 메론 하우스.<구미시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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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9월 27일 구미산단 4공단 내 화학제품 제조업체인 <주>휴브글로벌에서 발생한 불산가스 누출 CCTV 장면.<구미시 제공>

2012년 9월 27일, 추석을 사흘 앞두고 발생한 가스 누출사고로 작업 중이던 근로자 5명이 목숨을 잃고, 소방관 18명이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산동면 봉산·임천리 일대 농작물 212㏊가 말라 죽는 피해도 발생했다.

당시 사고 지점에서 반경 1~2㎞ 이내의 기업은 180억 원 상당의 생산 손해를 입었고, 인근 주민들은 가축 4천여 마리를 살처분시키는 등 모두 500억 원 가량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했다. 불산사고가 구미에서 발생했다는 사실로 인해 구미시 출하 농산물이 전국적으로 매입이 거부당하는 일도 벌어졌다.

봉산·임천리 주민 1천200여 명 가운데 300여 명은 무려 3개월 동안 집이 아닌 주민대피소에서 생활했고 가스에 노출된 주민, 근로자, 공무원 등 1만2천여 명은 건강검진을 받아야 했다.

정부는 사고 발생 12일 만에 불산사고 피해지역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6차례 열린 보상심의위원회는 기업 180억원, 농작물 53억원, 산림 41억원, 가축 37억원, 폐기물 30억원, 조경수 17억원 등 421억원의 피해보상금을 지급했다.

불산사고민·관합동환경영향조사단은 2012년 10월부터 이듬해 9월까지 4차례에 걸쳐 수질·대기·토양 환경 조사에서 모두 적합 판정이 내려지고 1년여가 더 흐른 2015년 2월에야 해산했다.

불산이 할퀴고 간 지 10년 만인 26일, 산동면 봉산리 마을은 수확을 앞둔 농작물로 넘쳐났다. 초목이 말라 죽어 회색빛 파도가 일렁이던 10년 전 논밭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다. 초가을에는 농촌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한가롭고 평온한 풍경이다.

하지만, 불산사고 발생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피해 주민의 마음속 상처는 여전하다. 주민 김모(68) 씨는 당시를 떠올리며 "사고로 입은 외적 상처는 아물었으나 멀쩡한 집을 두고 주민대피소에서 장기간 생활했던 불편과 고통, 가족처럼 돌보던 가축을 살처분한 슬픈 기억이 아직도 선명하다"며 "불산사고에 대한 정신적 충격을 어떻게 잊겠느냐"고 반문했다.

한편, 구미경실련은 27일 낸 성명에서 "구미산단에 종사하는 근로자와 인근 주민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 준 화학(불산)사고 예방을 위해서는 노후 산업단지에 대한 종합 관리대책이 필요하다"라면서 "전국 산업단지 노후 설비와 안전 유지관리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백종현기자 baek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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