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7주년 특집]
'보수의 심장' 대구가 젊어지고 있다. 청년 정치인들이 곳곳에서 맹활약하면서다. 이른바 'MZ세대'로 불리는 이들은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패기 있는 모습으로 기존 정치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물론 이들에게도 어려움은 있다. 어리다는 이유로, 경험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편견을 갖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이들은 지역을 위해 동분서주 움직인다. 이에 대구지역 최연소 기초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원, 기초의회 의원을 만나봤다.
지역 현안 속속들이 꿰뚫을 정도로 공부해야
이슈 만들기보다 '정치적 내실 다지기' 우선
◆최재훈 달성군수
최재훈 대구 달성군수는 만 40세로 전국에서 가장 젊은 기초단체장이다. 나이는 젊지만 대구시의회 의원, 국회의원 보좌관 등 정치 경험을 두루 갖춘 '베테랑 청년'이다.
최 군수는 영남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최연소'라는 수식어가 부담스럽기도 하다. 그래서 취임 이후 석 달 동안 하루도 바쁘지 않았던 적이 없다"면서 "각종 사업에 대한 계획을 짜면서 바쁘게 지내다 보니, '어리다고 못 할 일은 없다'는 걸 느꼈다. 자신감을 얻었다"고 근황을 알렸다.
다양한 정치 경험을 갖춘 그도 달성군수에 당선되기가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젊다는 이유로 색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이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최 군수는 "10년 동안 지역에서 정치 활동을 했음에도 '젊은 사람이 뭘 알겠나'라는 이야기를 정말 많이 들었다. '공직사회에서도 군수를 얕보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있었다"면서 "그러다 보니 '청년'이라는 말이 오히려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했다"고 회고했다. 그러면서도 "진심으로 군민들과 소통하고, 일에 몰두하다 보니 그런 선입견을 깰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에 참여하고자 하는 청년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최 군수는 "젊은 나이로 정치를 하려면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지역 현안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을 정도로 주민들과 소통하고 공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이슈를 만들어서 정치를 하고자 하기보다는, 길지 않더라도 정치적으로 단련해서 내실을 갖추는 게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최 군수는 임기 내 가장 하고 싶은 일로 '권역별 도서관 건립'을 꼽았다. 그는 "도서관이야말로 인재 육성을 위해 가장 필요한 복합문화교육공간"이라며 "△다사권역 △화원옥포권역 △테크노폴리스권역 등에 어느 지자체보다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갖춘 도서관을 건립하고자 한다"고 했다.
불편해하는 시선 존재…낮은 자세로 임해야
유력 정치인에 기대어 등용될 생각 버리도록
◆김태우 대구시의원
김태우(국민의힘·수성구5) 대구시의회 의원은 '청년 의원'이라는 이름에 가장 걸맞은 이력의 소유자다. 영남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대구경북을 사랑하는 전·현직 총학생회장단' 초대 의장과 사회적기업 '소셜런투유' 대표를 지냈다. 이 밖에 대구시 2기 청년위원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이 같은 이력을 바탕으로 2018년 최연소 수성구의회 의원에 당선됐던 김 시의원은 이번에는 체급을 올려 광역의회 입성에 성공했다.
김 시의원은 젊은 나이에 정치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덕목으로 '겸손'을 꼽았다. 그는 "열정 넘치는 청년 의원들의 활동을 응원하는 분들도 많지만 불편하게 보는 시선도 존재한다"면서 "그렇기에 기본적으로 자세를 낮추고 겸손하게 행동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가 겸손을 강조하는 데는 자신의 경험이 배경에 있었다. 김 시의원은 "20대부터 정당에서 활동하면서 느낀 점은 젊다고 해서 실력이 부족한 것이 아닌데도 불안해하는 시선이 많았다"면서 "의정 활동 과정에서도 아들뻘 되는 젊은 의원의 지적은 나이 드신 공무원의 입장에선 다소 거북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으로 수성구의원 재임 시절 청년 관련 정책을 추진했던 것을 떠올렸다. 그는 "수성구의원 시절 청년기본조례 대표발의, 청년행복위원회 구성, 청년센터 건립 등을 주장한 바 있다"면서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청년 문제가 많다는 점에서는 아쉬움도 있다. 앞으로 지역 청년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끝으로 김 의원은 정치를 꿈꾸는 후배들을 향해 "유력 정치인에게 잘 보여서 등용되겠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면서 "정치는 사람들의 삶에 엄청난 영향을 미치는 일인 만큼, 공부하고 훈련이 돼 있어야 하며, 배우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인생 선배인 동료의원에 조언 구하며 열공 중
정치 지망생 실무준비 교육 프로그램 필요해
◆김경민 수성구의회 부의장
김경민(국민의힘·수성구마) 대구 수성구의회 부의장은 만 26세의 나이로 기초의회에 입성한 대구지역 최연소 지방의원이다. 초선 막내 의원임에도 불구하고 부의장 자리까지 꿰찼다.
김 부의장은 정치에 입문한 지 얼마 되지 않았으나, 다양한 경력을 갖추고 있다. 대구대 총학생회장 출신인 그는 국민의힘 경북도당 대학생위원장과 대구청년봉사단 단장을 지냈다. 지난해에는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당시 홍준표 희망 캠프에서 청년본부장이라는 중책을 맡기도 했다.
김 부의장은 기초의회 입성 석 달을 돌아보며 "모든 것이 처음이기에 어려운 점이 많았으나, 전영태 의장을 비롯한 인생 선배인 동료 의원님들께 조언을 구하며 공부하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초심을 잊지 않으며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려서 4년 뒤 임기가 끝났을 때 주민들이 '내 선택이 옳았다'고 생각하실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어 "어린 나이에 정치를 한다는 것 자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가장 속상한 부분"이라며 "좀 더 겸손하고 적극적인 자세를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번뜩이는 아이디어를 갖추고 있지만, 경륜이 부족한 청년 정치인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견해도 밝혔다. 김 부의장은 "지방의원으로서 일하는 데 있어서 직접 경험하며 노하우를 갖추는 게 최우선이겠지만, 정치 참여를 준비하는 청년들에게 실무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 프로그램도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당초 생각했던 것보다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라는 점도 아쉽다는 김 부의장은 "수성구가 대구의 교육 중심지를 자처하지만, 삶과 학업에 있어 지역 내에서도 격차가 크다"면서 "힘든 이웃의 손을 잡아주는 따뜻한 행정이 이뤄지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민경석기자 mean@yeongnam.com
민경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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