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77주년 특집
UAM, 자율주행차 등 모빌리티 산업은 기존 차부품도시 대구의 미래차 산업 전환과 맞닿아 있다. 대구는 특히 지역에 강점이 있는 모터 분야를 키우려 한다. 대구국가산단에 '모빌리티 모터 클러스터'(사업비 3천억원·33만여㎡) 구축을 준비 중이다. 모터 핵심기술개발이 곧 UAM, 자율차 산업의 선두로 일약 부상할 수 있는 핵심요소로 본다. UAM은 금호강 하중도~강정고령보 등 물길을 따라 시범운행을 한다. 쿠팡의 물류센터와 연계해 드론 및 UAM 배송 시범사업 추진도 구상하고 있다. 최종 목표는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이 들어설 군위군 일대에 UAM 버티포트(수직 이착륙장)를 설치해 공항 주변을 지상과 하늘을 아우르는 '미래 모빌리티 허브'로 조성하는 일이다.
모빌리티 모터 클러스터 구축
UAM·자율차 핵심기술 선점
물류·배송 시범사업도 구상중
자율주행차는 현재 수성알파시티, 대구테크노폴리스, 대구국가산단 일원에서 시범운행을 한다. 운전자 없는 레벨 4수준의 자율차가 대구 도심 곳곳을 누비기 위한 전초단계다. 자율차 핵심부품 개발이 급선무다. 대구시는 자율차 사업을 통해 숙원을 풀려고 한다. 바로 완성차 업체 보유다. 연간 3만대 이상 자율차 양산이 가능한 자체 생산공장을 설립하는 게 대구시 중장기 계획이다. 순수 국내기술로 개발한 대구산(産) 자율주행차가 전국을 누빌 날도 멀지 않았다.
대구가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도전장을 낸다. 구체적인 공략 포인트도 찾았다. 반도체 센서 분야를 점찍었다. 센서는 다품종 소량생산체제가 유리해 대기업보다 중소기업이 더 사업성이 높아서다. 대구시는 지역 중소 제조업체에 수요가 많은 첨단센서를 맞춤형으로 생산해 직접 공급할 생각이다. 센서는 빛, 소리 등 외부자극을 감지한 후 전기신호로 변환하는 소형 전자부품이다. 로봇 및 자동차 산업을 지탱하는 핵심 부품이기도 하다. 현재 국내 센서 기술 수준이 낮다 보니 대부분 수입에 의존한다.
대기업보다 中企에 더 유리한
'반도체 센서' 시장 적극 공략
연구기관 구축 등 인프라 확장
대구시는 센서 반도체용 'D-팹(Fab·반도체 기반 생산공정)'을 구축한다. 이 인프라가 구축되면 대구는 국내에서 중소기업 대상으로 한 공장형 반도체 팹을 가진 유일한 도시가 된다. 기업 수요에 기반한 센서기술 개발 및 파운드리(위탁생산)를 통한 양산을 지원한다. 일단 센서 관련 제조 및 수요기업, 스타트업 그리고 반도체 설계기업(팹리스)을 끌어모으는 게 순서다. 어느 정도 안착이 되면 DGIST 인근 부지에 센서반도체 집적단지를 조성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기계금속 산업 토양이 풍부한 대구시는 글로벌 서비스로봇 허브도시로의 도약을 선언했다. 제조업에 기반한 산업용 로봇 수요가 생활전반에 영향을 주는 서비스로봇 쪽으로 급속히 이동해서다.
로봇진흥원·클러스터 잇단 구축
세계 5대 로봇기업도 대구 집결
실증사업·인력 양성 중심 기대
인프라는 충분하다. 2010년 6월 로봇전문국책연구기관인 '한국로봇산업진흥원'을 유치했다. 2017년 6월에는 로봇산업클러스터 조성도 완료했다. 2018년에는 글로벌 로봇 클러스터(GRC)를 구축, 사무국을 대구에 뒀다. 현대로보틱스·ABB·야스카와전기·쿠카·스토브리 등 굴지의 세계 5개 로봇기업도 대구에 안착해 있다. 대구는 2020년 7월 이동식 협동로봇(산업용 로봇) 규제자유특구로 지정되면서 다양한 실증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서비스로봇 분야로 가기 위한 산업기반이 잘 닦여 있는 셈이다.
정부 예비타당성조사에서 고배를 마신 후 재심의 절차를 밟고 있는 국가로봇테스트필드사업(국비 3천억원)을 온전히 품에 안으면 서비스로봇 시장 전망은 한층 밝아진다. 정부는 제3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수립을 통해 물류·돌봄·웨어러블·의료 부문을 서비스로봇 집중육성 분야로 점찍었다.
초고령사회 진입을 앞두고 대구는 기존 제조업 중심의 의료산업 구조를 디지털 헬스케어와 연계하는 쪽으로 재편한다. 인공지능, 디지털치료기기, 전자약에 중점을 두고 산업을 육성한다. 첨단의료복합단지를 중심으로 잘 구비된 대형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한다. 뇌연구원, 첨단임상지원센터,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빅데이터센터, 3D프린트 의료기기 제조소 등이 든든한 지원군이다. 의료헬스케어가 활성화되려면 관련 스타트업이 차고 넘쳐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메디밸리 창업지원센터 구축(총사업비 200억원)을 주목해 볼 만하다. 첨복재단 인프라와 연계해 디지털 치료제 및 AI신약 개발에 특화된 의료전문 스타트업 육성이 목표다.
첨복의료단지 대형 인프라 활용
디지털치료기·전자약 집중 육성
의료제조업→헬스케어 전환 지원
디지털 치료기기 중에선 차세대 치료제로 꼽히는 전자약 분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전자약은 뇌와 신경세포에서 발생하는 전기신호를 통해 질병을 치료하는 전자장치다. 치매 등 뇌질환을 비롯해 안면신경마비, 비만, 항암치료에도 요긴하게 활용할 수 있다. 디지털 의료헬스케어는 대구지역 의료서비스가 수요자 중심의 예방, 건강관리 중심으로 가는 데도 중대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대구시는 ABB(인공지능·빅데이터·블록체인) 기술을 IT산업에 접목해 2030년까지 수성알파시티를 정보통신기술(ICT)산업 집적지로 조성한다. 비수도권 최대 디지털 혁신거점으로 지향한다. 제2의 판교밸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 8개 세부프로젝트(2조2천억원 규모)는 어느 정도 윤곽을 잡아간다. △디지털혁신거점 조성(5천억원) △소프트웨어 스타디움-D구축(2천200억원) △글로벌 디지털고급인재 양성(3천억원) △AI자율제조 클러스터 조성(2천억원) △AI반도체 핵심기술 실증(4천500억원) △국가디지털데이터허브 구축(2천290억원) △차세대 블록체인 기술특구 조성(1천700억원) △메타버스 융합 기술고도화 지원(1천300억원)이 그것이다.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A)의 정밀 컨설팅을 통해 정부 예비타당성조사를 대비할 예정이다.
AI·빅데이터·블록체인 접목
비수도권 최대 ICT밸리 조성
2조원대 세부 프로젝트도 윤곽
이처럼 디지털화에 목을 매는 것은 현재 ICT기업 및 지원 인프라가 수도권에 편중돼 있어서다. 특히 ICT분야는 다른 제조산업군보다 수도권 쏠림이 심각하다. 수도권이 기업 수, 매출액, 종사자 수 등에서 7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이 중 매출액만 보면 서울·경기가 65% 이상 차지한다. 대구는 인천, 부산에 이어 전국 5위권이다. 판교 ICT라인을 뛰어넘어 지역균형 발전을 도모하겠다는 의중도 있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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