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뭘까. 참사를 대하는 방식이 과거와 달라지고 나아져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철저한 원인 분석과 함께 이 같은 참사를 예방할 수 있는 해법 마련에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것은 다급한 신호에도 젊은 청춘을 지켜내지 못한 남은 이들의 책무이기도 하다.
"집단지성의 힘을 믿습니다."
몇 해 전 대구지법 국민참여재판에서 한 판사가 배심원들을 향해 한 말이다. 세상이 좀 더 나아지는 쪽으로 갈 수 있는 힘은 어쩌면 '우리들'에게 있을지 모른다. 참사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우리 각자의 역할은 무엇인지에 대해 시민들에게 답을 구해본다. 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첫 번째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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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림씨 |
"저는 아들, 딸 자식을 키우고 글 쓰는 것을 좋아해 시민기자 활동도 하는 평범한 대구시민입니다. 우리 아들이 고교 2학년 때 세월호 참사가 있었지요. 아들은 세월호 참사 한 달 전 수학여행을 다녀왔어요. 그때도 세월호 참사로 어린 학생들이 너무 많이 희생돼 오랫동안 가슴이 아팠는데, 이번 이태원 참사도 남의 일 같지가 않습니다. 활발하고 친구 좋아하는 대학생인 우리 딸이 만약 사고 당시 서울에 있었다면 어찌 됐을까도 생각해 봅니다.
이런 참사가 일어날 때마다 정치권은 서로 책임 묻기에 매몰되기보다 대책 마련에 힘을 썼으면 합니다. 또 다른 비극적 참사로 국민을 실망시키지 않았으면 합니다. 주최자가 없는 행사라도 많은 인파가 예상될 때에는 가까운 경찰이나 119에 신고를 해 우왕좌왕하는 군중을 통제할 수 있는 안전요원을 요청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합니다.
또한 청소년이 '안전'에 대해 배우고 익힐 수 있도록 안전교육에 관한 과목을 정규과목으로 아예 채택했으면 좋겠습니다. '위험 감수성'을 높이는 교육을 시켜 개인적으로도 스스로가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을 기르는 것, 그리고 어떻게 도움을 요청하는지 등을 몸으로 익히는 수업이 참 중요하다고 봅니다. 마지막으로 이번 이태원 참사로 희생된 분들의 명복을 빕니다."
진정림(57·대구 달서구)

노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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