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은행 정기예금 역대 최대인 56조 뭉칫돈

연속된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예금(수신) 금리가 급등하면서 지난달 은행권 정기예금에 56조원 넘는 시중 자금이 몰렸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자료를 보면 10월말 기준 예금은행의 수신 잔액은 2천252조1천억원으로 9월 말보다 6조8천억원 늘었다. 이 중 정기예금은 56조2천억원 급증했다. 2002년 1월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 폭이다.

반면 수시입출식예금은 44조2천억원 줄었다. 정기예금 등 저축성예금으로 자금이 이동하고, 부가가치세 납부 등으로 기업·가계 자금이 유출된 것으로 분석된다. 자산운용사 수신도 10월 4조4천억원 늘어 9월 12조4천억원 감소에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10월 말 기준 여신(대출)은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1천58조8천억원으로 9월 대비 6천억원 줄었다.

한은에 따르면 10월 기준 가계대출이 감소한 것은 역대 처음이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7월(-3천억원), 8월(3천억원)까지 늘고 줄기를 반복하다 9월(-1조3천억원),10월(-6천억원)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가계대출 중 전세자금대출을 포함한 주택담보대출(잔액 794조8천억원)은 한 달간 1조3천억원 늘었다.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잔액 262조8천억원)에서 1조9천억원 크게 줄었다. 10월 기준 첫 감소일 뿐 아니라 지난해 12월 이후 11개월째 내리막이다.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의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은행과 제2금융권을 포함한 금융권 전체 가계 대출도 지난달 2천억원 감소했다. 주택담보대출은 2조원 증가했지만, 신용대출 등 기타 대출에서 2조2천억원 줄었다.

은행의 기업 원화 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기준 1천169조2천억원으로 한 달 동안 13조7천억원 불었다. 대기업대출이 9조3천억원 증가했고, 중소기업대출도 개인사업자 대출 1천억원을 포함해 4조4천억원 늘었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기업의 운전자금 수요가 계속되는 가운데 회사채 시장 위축 영향으로 대기업이 은행 대출을 활용하는 경우가 늘었다"며 "중소기업대출도 운전자금 수요 지속, 부가가치세 납부 등 계절 요인으로 상당 폭 증가했다"고 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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