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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윤대식의 시중세론] 피츠버그의 쇠퇴와 부활

2022-11-25

철강도시였던 피츠버그
80년대후 새 도시부흥 추진
4차 산업혁명 선도도시로
산업구조 고도화 한국도
피츠버그 경험을 되새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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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대 명예교수

우리나라는 국가의 역사는 길지만, 도시의 역사는 짧아서 산업의 쇠퇴로 인해 침체를 경험한 산업도시는 많지 않다. 왜냐하면 산업화와 도시화의 역사가 선진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기 때문이다. 국가마다 산업구조의 변화는 나타나기 마련이고, 그러한 산업구조의 변화 때문에 위기와 침체를 경험하는 도시는 선진국에서 많이 발견된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도시가 미국의 피츠버그다. 미국의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피츠버그는 20세기 들어 세계적인 철강도시로 성장하여 한때 미국 철강생산량의 3분의 2가 이곳에서 생산되기도 했으나, 1960년대 이후 미국의 철강산업이 경쟁력을 상실한 후 도시가 쇠퇴하기 시작했다. 피츠버그의 쇠퇴는 신일본제철(일본)과 포스코(한국)의 성장과 무관치 않다. 그 결과 피츠버그의 인구는 감소하기 시작했는데, 1950년 68만명이던 인구는 1980년 42만명으로 감소했다.

이처럼 철강산업의 쇠퇴와 함께 활력을 잃어버린 피츠버그는 새로운 도시부흥 프로그램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1980년대 들어 피츠버그는 새로운 산업으로 컴퓨터·정보통신(IT)산업과 바이오·의료(BT)산업을 육성하기 시작하면서 러스트 벨트(Rust Belt)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하였다. 여기에다 금융·서비스업까지 가세하여 피츠버그는 4차 산업혁명을 선도하는 도시로 다시 태어나 이제는 글로벌 하이테크(high-tech)기업과 스타트업의 새로운 중심지가 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최근 들어 피츠버그는 브레인 벨트(Brain Belt)로 불리기도 한다.

피츠버그의 지역경제를 회복하는 데 결정적인 공헌은 피츠버그대학 및 카네기멜론대학과 연계된 첨단산업의 유치와 육성이다. 피츠버그가 IT산업을 육성할 수 있었던 것은 IT분야의 세계적 명문인 카네기멜론대학의 역할을 빼놓을 수 없고, BT산업을 육성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세계적인 명성을 가진 피츠버그대학병원(UPMC) 때문이다. 피츠버그는 이들 대학과 첨단산업 간의 원활한 연계를 위해 산·학·관(産·學·官)이 함께 참여하는 알레게니(Allegheny) 지역사회개발협의회의 효율적인 운영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각종 산학연계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괄목할 만한 성과를 이루었다. 알레게니 지역사회개발협의회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기 위한 사업들을 발굴하고 추진해 왔는데, 여기에는 연구개발(R&D), 모험자본, 경영지원, 산업단지개발 등의 사업이 포함되었다.

한편 민간 주도의 알레게니 지역사회개발협의회와는 별도로 펜실베이니아주 정부는 1982년부터 기술개발 프로그램의 하나로 밴 프랭클린 파트너십(Ben Franklin Partnership)의 운영을 통해 펜실베이니아주에 있는 대학과 기업인 및 투자자 간의 연결기능을 수행하였다. 결국 효율적인 산학협력체계의 구축과 관민(官民) 파트너십(public-private partnerships)이 피츠버그의 부활을 이끈 원동력이 된 것이다. 여기에다, 최근에 글로벌 기업과 스타트업이 피츠버그에 모이는 이유는 미술관, 박물관, 야구장 등의 문화·체육 인프라가 잘 갖춰진 데다, 주거비와 생활비(물가)도 실리콘밸리나 다른 경쟁 도시에 비해 훨씬 저렴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도 산업구조의 고도화로 인해 전통적인 제조업을 주력산업으로 했던 도시들의 쇠퇴가 가속화되고 있다. 이제 우리도 러스트 벨트에서 브레인 벨트로 성공적으로 변신한 피츠버그가 주는 경험과 교훈을 되새겨 보아야 할 때이다.영남대 명예교수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다를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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