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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 유근택 '대화'展

2022-12-06

대구미술관서 내년 1월15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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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큰가든에 전시된 유근택의 '분수' 작품. <대구미술관 제공>

할머니가 옛 이야기를 들려준다. 물방울을 밀어 올려 아스라하게 서 있는 분수가 말을 건다. 요양병원에 계신 아버지와 그림 편지로 마음을 나눈다. 그렇게 사람, 환경, 사회와 '대화'를 한다.

제22회 이인성미술상 수상자인 유근택의 '대화'展이 대구미술관 2·3전시실과 선큰가든에서 열리고 있다.

1965년 충남 아산 출생으로 홍익대 동양화과를 졸업한 유근택은 동양화를 기반으로 동시대 현상과 일상을 재해석해 자신만의 회화로 그려내고 있다. 그는 1991년 개인전을 시작으로 집요한 관찰과 질문, 사유를 통해 일상을 예술로 탈바꿈하며 사회문화적 층위를 녹여내고 있다.

유근택은 자신의 작업 키워드가 대화에서 시작하는 걸 느끼고 있었다고 했다. 작가는 "내가 궁금해하는 것, 내가 낯설게 느꼈던 지점에 대한 질문, 질문을 던지는 행위가 내 작업의 중요한 키워드로, 이번 전시의 타이틀을 '대화'로 이름 붙였다"고 했다. 이어 "작년에 미술관의 전시 공간을 답사하면서 공간에서 오는 에너지가 컸고 공간에 대한 해석에 대한 고민이 깊었다"면서 "처음 떠올린 것은 첫 개인전 이후 30여 년동안 발표하지 않았던 작품을 전시하자는 것이었다. 바로 40m의 대작 '유적-토카타(질주)'다. 그리고 자연광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선큰 가든'을 어떻게 내 작품 안으로 끌어들일 것인가가 숙제였고, 유리창이 큰 공간인 3전시실에 대한 해석도 큰 고민거리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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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택 '유적-토카타(질주)'
이번 전시는 작가의 30여 년 작업의 여정 속 그의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인 '존재의 생성과 소멸'에 대한 서사적 질문이 잘 드러날 수 있는 작품들을 시간 순으로 선별했다. 전시는 6개 소주제로 구성돼 있으며, 전시장 입구에서는 근작 및 신작이 전시돼 있고 안 쪽으로 들어갈 수록 점차 과거의 작품을 마주할 수 있다.

우선 2전시실에서는 △초기작을 보여주는 역사와 할머니(1986~1995) △일상이 본격적으로 등장한 장면을 포착하는 언어(1999~2004) △일상과 환상이 교차하는 만유사생(2004~2014) △신작이 있는 어떤 풍경과 시간(2016~2022)이 소개된다.

 

바로 40m의 대작 '유적-토카타(질주)'(1991)을 관람할 수 있는 전시실이다. 할머니의 인생과 한국 근현대사를 병치해 그린 이 작품은 유근택 작품세계의 시작을 알린 중요한 대작으로, 1991년 유근택의 첫 개인전 이후 31년 만에 전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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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택 '어떤 풍경'
또한 이번 전시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신문지가 타고 있는 장면을 그린 '어떤 풍경'(2022)도 감상할 수 있다. 2020년 프랑스 노르망디의 레지던시에 있던 작가가 코로나19 봉쇄 기간 중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신문지를 태우며 시작된 작업이다. 오늘의 일들이 인쇄된 신문이지만 하루만 지나도 지난 일이 돼버리는 시간의 속성을 보여주고, 속절없이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어찌할 수 없는 인간의 모습을 드러낸다.

3전시실에서는 △또 다른 오늘(2021~2022)을, 선큰가든에서는 △분수(2022)를 선보여 작가의 다양한 작업을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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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택 '또 다른 오늘'


3전시실 한쪽 벽면을 가득 메운 '또 다른 오늘'(2021~2022)은 코로나19로 인해 요양병원의 면회가 금지됐을 때, 청각 기능이 불편했던 아버지와 나눈 매일매일의 '그림 편지 대화'다. 2021년 8월6일부터 2022년 5월23일까지 매일 한 장씩 보냈던 그림 편지 200점과 영상 2점이 전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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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근택 작가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선큰가든에서 선보이는 '분수' 작품은 공간과의 조화가 돋보여 사유의 깊이를 더한다. 선큰가든 천장의 유리에 딱 맞게 기존 전시공간의 벽을 앞으로 당겨 설치했다. 작가는 "선큰가든의 유리를 통해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빛과 작품 속 분수의 물줄기가 떨어지는 작용을 충돌시킴으로써 명상적인 공간을 만들 수 있겠구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동민 대구미술관 큐레이터는 "이번 전시에서는 유근택 작가의 시대별 대표적인 작품뿐만 아니라 이인성미술상 수상을 계기로 지난 1년간 작업한 신작 등 시간에 따른 작품변화를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전시는 내년 1월15일까지.

박주희기자 jh@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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