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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나경원 전 의원이 15일 오전 서울 흑석동 성당에서 미사를 마친 뒤 성당 밖으로 나와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경원 전 의원과 '친윤'(친윤석열) 갈등이 격화되고 있다.
나 전 의원이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부위원장직과 기후환경대사직에서 해임되면서 사실상 당 대표 선거 출마 선언만 남겨둔 가운데 친윤계는 '제2의 유승민', '반윤(반윤석열) 우두머리' 등 나 전 의원을 향해 날 선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나 전 의원은 윤 대통령과는 각을 세우지 않으면서도 장제원 의원에게 '제2의 진박감별사'라며 맞대응에 나섰다.
나 전 의원은 15일 자신의 SNS에 "'제2의 진박감별사'가 쥐락펴락하는 당이 과연 총선을 이기고 윤석열 정부를 지킬 수 있겠나. 2016년의 악몽이 떠오른다"며 "우리 당이 이대로 가면 안 된다"고 장제원 의원을 직접 겨냥했다. 2016년 총선에서 당내 친박(친박근혜)계가 '진박(진실한 친박) 감별사'를 자처하며 비박(비박근혜)계와의 갈등으로 '공천파동'을 일으켜 결국 새누리당의 총선 패배 가져왔던 사실을 지적한 것이다.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나 전 의원은)당 내 몇 안 되는 장수 중 한 사람"이라며 "몇몇 인사들의 나경원에 대한 지속적인 공격은 지나친 감을 준다. 과연 그가 그렇게 비난받을 일을 했는가"라고 나 전 의원을 보호했다.
나 전 의원의 공격에 맞서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를 통해 "저는 '제2 진박감별사'가 될 생각이 결코 없으니 나 전 의원도 '제2의 유승민'이 되지 말길 바란다"며 "'꼭 내가 당 대표가 되어서 골을 넣어야겠다', '스타가 되어야겠다'라고 생각하는 정치인은 필요 없다"고 저격했다.
박수영 의원도 이날 SNS에 영화 '나 홀로 집에'의 아역 주인공과 나 전 의원의 얼굴을 나열한 뒤 '羅(나경원)홀로 집에!'라는 자막을 단 사진을 게시했다. 박 의원은 "나 전 의원이 잘못된 판단으로 아래 사진처럼 희화화되는 모습이 너무 안타깝다"며 나 전 의원의 전당대회 불출마를 압박했다.
당내 갈등이 격화되자,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SNS에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해서 뛴 우리 국회의원, 당협위원장들은 모두가 다 '친윤'"이라며 "당 대표해서 내 사람 한 사람이라도 더 챙기겠다는 생각 갖고 있는 분들은, 마음 접으시라. 이번 전당대회를 대통령을 공격하고, 우리 당을 흠집 내는 기회로 사용하지 마시라"라고 경고했다. 당내에서는 나 전 의원과 친윤계 간 갈등은 윤 대통령의 직접적인 자제 발언이 없는 한 전당대회 기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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