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가파른 상승세 속 '연포탕' 꺼내
나경원 완전 침묵 장고 모드
유승민도 신중 모드...안철수 대구 방문
이번 설 연휴도 정치 바람이 솔솔하다. 국민의힘 3·8 전당대회도 그 바람를 타고 있다. 당권경쟁 판세의 분기점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초미의 관심은 나경원 전 의원의 거취다. 윤석열 대통령 귀국(21일) 이후 어떤 방향으로든 결정날 것이다. 나 전 의원이 출마를 하든 않든 전당대회의 '정치적 성격'은 요동칠 것이다. 최근 가파른 상승세를 탄 김기현 의원의 지지율도 설 연휴 이후 확장성 여부가 한층 분명해질 것으로 보인다.
김기현 의원은 19일 '연포탕(연대·포용·탕평)'을 새로운 조어로 꺼냈다. 김 의원은 현재 당권 주자 중 유일하게 친윤계의 적극적 지원을 받고 있다. 설 연휴 밥상 민심에서 '대세론' 을 희망한다. 김 의원은 19일 "당내 분열을 획책하는 것은 그 어떤 명분으로도 정당화될 수는 없다. 연포탕 정치를 통해 당의 화학적 통합을 만들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김기현 대 반김기현'으로 전당대회 구도를 굳힌 후, 나 전 의원 등 비윤(비윤석열)계 후보들도 포용하는 형식을 빌리겠다는 전략이다.
안철수 의원도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안 의원은 설을 앞둔 19일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찾았다. 서문시장을 한바퀴 돈 그는 "정치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민생경제를 살리는 것이라고 박정희 대통령께서 말씀하셨지 않았냐. 현장의 말씀을 직접 듣고 여러 대책들을 마련하러 왔다"고 했다. 20일에는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보수 외연 확장에 나선다. 연휴 기간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년·중도층 지지세 확산에 주력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은 깊은 장고에 들어갔다. 특히 비윤계로 낙인찍힌 나 전 의원은 깊은 고심에 빠졌다. 나 전 의원을 돕는 박종희 전 의원은 "생각들을 정리하기 위해 지금 침잠이나 숙고 모드로 들어가 있다"며 "(출마 여부는윤 대통령)귀국 이후에 할 것이고 당분간은 공개 행보를 자제하고 조용히 있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나 전 의원은 대통령실과 초선 의원 50명의 규탄 성명에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간적으로도 비애감을 느낀다"고 박 전 의원은 말했다.
유 전 의원은 지난 11일 영남일보 유튜브에 출연한 이후 공식 행보를 멈췄다. 당시 유 전 의원은 "송구하지만, 이번만큼은 충분히 생각하겠다. 스스로 신념, 확신이 생기면 움직이겠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설 연휴 기간 공식 일정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차기 당 대표 후보 등록은 내달 2~3일이다. 설 연휴가 끝나면 전당대회 시계는 빠르게 돌아갈 수밖에 없다. '당원 투표 100%'에 1,2위 결선 투표제까지, 처음 도입된 규칙은 누구에게 더 유리할까.
정치·선거 컨설팅업체 엘엔피파트너스의 이주엽 대표는 "대세론이나 조직력에서 김기현 의원이 유리한 상황이지만, 나경원·유승민 전 의원의 변수가 여전히 남아 있다. 안철수 의원은 당내 외연 확장을 위해서라도 레이스를 완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임호기자 tiger35@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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