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는 긍정적인 비전 제시
기업은 인재 혁신에 투자
국민은 이겨낼 것이라는
자신감 갖고 희망 실천하면
영구적 위기 이겨낼수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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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훈 아이스퀘어벤처스 대표 |
이틀 후면 구정이어서 독자님께 새해 복 많이 받으시란 인사 드리며 2023년 칼럼은 희망 얘기로 시작고자 합니다.
BBC에 따르면, 영국의 대표적인 사전 제작업체인 콜린스의 편집자들은 'permacrisis(영구적 위기)'를 2022년의 단어로 선정하였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에 따른 에너지 부족, 고물가, 코로나19의 대유행, 혹독한 기후 등 세계가 마주한 끝이 보이지 않는 위기적 상황은 '영구적 위기(permacrisis)'라고 표현할 수 있다"며 영구적(permanent)과 위기(crisis)를 합친 단어를 만들었다. 2023년으로 해가 바뀌어도 '영구적 위기'는 지속되어 쉽사리 해소되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세계 주요 경제기구들은 올해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줄줄이 하향 조정하였으며, 일각에서는 '영구적 위기'로 인한 퍼펙트 스톰(복합 위기)이 닥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우리나라 역시 예외는 아니어서 물가·금리·환율 '3高' 여파로 혹한기가 예상된다. 올해 경제성장률은 2% 아래에 머무를 것으로 전망되어 대형 경제위기 때였던 2020년, 2009년, 1998년 등을 제외하고는 60년대 이후 최저다. 지난해부터 수출 부진에 따른 무역적자, 소비감소로 인한 내수 침체, 민간기업 투자의 뒷걸음, 고용 절벽, 공공요금 줄인상과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로 인한 원자재 가격 불안으로 인한 고물가, 금리 상승과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난 가계부채, 부동산 시장의 거래절벽 등등. 이런 위기상황은 국민의 마음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경제가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이에 기인한 좌절과 불안이 다시 경제에 영향을 미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
곳곳에 경제위기의 지뢰가 깔려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2023년은 세계 경제가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상의 파도를 넘어 반등을 모색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낙관하는 이들도 있다. 한국 경제 역시 더 이상 나빠질 것이 없어 금년 중후반부터는 바닥을 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바닥이 있으면 천장이 있듯이 넘지 못할 고비는 없다.
지난해 12월22일은 음력 24절기 중 22번째인 동지로 일 년 중에서 밤이 가장 길고 낮이 가장 짧은 날이었다. 춥고 해가 가장 짧으니 왠지 절망적이고 암울한 느낌이지만, 우리 선조는 동지를 작은설이라고 하여 설 다음 경사스러운 날로 생각하였다. 즉 가장 어두운 날이지만 반대로 새로운 희망이 시작되는 날로 생각하였다. 낮이 가장 짧은 날이 왔으니 동지 다음 날부터 낮이 다시 길어지기 때문이다.
선조들이 동지 때 절망이 아니라 희망을 보았듯이 경제도 마찬가지다. 올해 바닥을 치면 더 이상 내려갈 곳이 없으니 이제부터 올라갈 것이란 희망을 갖자. 경제는 심리이므로 지금의 위기를 경제로만 해결하려 하지 말고 긍정의 심리, 즉 '희망'으로 해결해야 한다.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명언, "생각을 조심하라, 말이 된다. 말을 조심하라, 행동이 된다. 행동을 조심하라, 습관이 된다…우리는 생각하는 대로 된다"를 반추해 보면 생각과 말, 행동에는 '힘'이 있다. 긍정의 생각으로 희망(비전)을 만들고, 적극적인 말로 희망(비전)을 소통하고, 행동으로 희망(비전)을 실천하면 생각하는 대로 현재의 '영구적 위기'도 극복할 수 있다.
이제 국가는 긍정적인 비전을 제시하여 근거 있고 합리적인 설득으로 국민이 희망을 가질 수 있게 하는 한편 기업은 인재와 혁신에 투자하고, 국민은 결국은 이겨내고 말 것이라는 자신감을 갖고 행동으로 희망을 실천하면 '영구적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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