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
    스토리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130010003730

영남일보TV

[전문의에게 듣는다] 소아 뇌전증…어린 환자엔 항경련제 치료가 가장 효과적

2023-01-31

경련 지속시간·모양·과거력 등으로 원인 파악
진단시 뇌파검사·머리 자기공명영상 검사 중요
항경련제 복용 효과 없으면 난치성 뇌전증 의심

2023013001000863300037302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일부 연예인 등이 병역면제를 위해 뇌전증으로 허위진단을 받은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탓에 사회적 편견으로 힘들어하는 뇌전증 환자들에게 또 다른 아픔을 주고 있다.

뇌전증은 반복적인 경련을 주 증상으로 한다. 예전에는 '간질'이라고 불리기도 했지만, 사회적 편견을 없애기 위해 '뇌전증'으로 병명을 바꿨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도 많은 사람이 뇌전증을 불치병 또는 정신과 질환과 혼동하는 편견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뇌전증은 생각보다 흔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호전될 수 있는 질환임에도 이 질환에 대한 편견이 많다.

대한뇌전증학회에 따르면 뇌전증의 유병률은 1천명당 4~10명(0.4~1.0%) 정도로, 소아기(0~9세)와 노년기(60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뇌전증은 왜 생기나

뇌신경세포의 비정상적인 방전으로 갑자기 과도한 전류가 발생해 나타나는 신체적 증상을 '발작'이라 하고, 이 중 운동 증상이 동반되면 '경련'이라고 한다. 이러한 발작이 특별한 전신 증상, 예를 들어 어린 영유아가 고열이 날 때 발생하는 열성경련 등이나 저혈당증, 저나트륨혈증 등 대사장애가 없으면서 반복적으로 생기는 것을 뇌전증이라고 한다.

뇌전증 발생 원인에 대한 분석은 여러 가지가 있고, 특히 소아에서는 더 다양하다.

먼저 뇌의 국소적인 부위에 병변이 있는 경우를 들 수 있다. 최근에는 예전에 비해 의학이 많이 발전하면서 아주 어린 미숙아들의 생존율이 높아졌다. 미숙아들이 출산 과정 또는 이후에 저산소증으로 심각한 뇌 손상을 입을 수 있다. 또 뇌수막염이나 뇌염을 앓는 환아들, 뇌혈관이나 뇌실질의 기형, 뇌종양이나 사고 등이 있을 수 있다.

그 외에도 원인이 잘 밝혀지지 않은 특발성 뇌전증이 있다. 빈도는 경련의 경우 소아 100명 중 3~5명 정도로 알려져 있고, 뇌전증의 전체 유병률은 1% 정도로 알려져 있다.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환자 중 일부는 성인이 될 때까지 지속되기도 하지만, 완치되는 사람이 훨씬 많아 정확하게 진단을 받고, 치료를 잘 받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뇌전증에 의한 발작이 있을 경우 주변에 있는 위험한 물건을 치운 뒤 강압적으로 붙잡지 말고, 꽉 졸리는 옷 등은 풀어 준다. 이후 옆으로 눕혀 혀나 분비물에 의해 기도가 막히지 않도록 하고, 손가락 등을 입에 넣어 열려고 하거나 손, 발을 바늘로 찌르면 안 된다. 만약 발작이 5~10분 이상 지속되면 뇌 손상의 위험이 커지는 만큼 병원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 그러므로 발작이 생기면 끝날 때까지 옆에서 관찰하고, 보호하는 것이 필요하다.

◆진단은 어떻게 하나

2023013001000863300037301
영남대병원 김세윤 교수

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확한 병력을 듣는 것이다. 환자 본인 또는 보호자나 목격한 사람의 관찰이 중요하다. 경련이 언제 발생했는지, 어떤 모양이었는지, 경련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반응이나 기억은 있는지 등을 확인하게 된다. 특히 소아는 과거력이 중요하다. 예를 들어 임신과 출산 당시, 또 그 이후의 성장 및 발달 등도 원인 파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진단에 가장 중요한 검사는 뇌파검사(Encephalography·EEG)와 머리 자기공명영상(Brain MRI) 검사다. 뇌파검사는 가장 중요한 검사로 비정상적인 경련파를 관찰하게 된다. 뇌파의 낮은 민감도 때문에 경우에 따라서는 반복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이는 무엇보다도 임상적인 판단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머리 자기공명영상검사는 뇌 기형 등의 구조적인 이상 발견에 아주 중요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특히 방사선 조사가 없어 소아에서도 가장 선호되는 영상학적 검사라고 전문의들은 소개했다. 하지만 외상이 있거나 뇌출혈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컴퓨터단층촬영(Brain CT) 등이 필요할 수도 있다.

소아 뇌전증에 걸린 어린이는 성인과 다를 수 있고 경련의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항경련제 복용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다. 3분의 2 정도의 어린 환자는 효과적인 약물 치료로 경련 없이 잘 조절된다. 적절한 항경련제 치료는 발작의 전파를 막는 역할을 하면서 정상적인 뇌세포의 흥분과 억제작용에는 영향이 적으므로 뇌 기능에는 심각한 영향을 주지 않는다. 대체로 한 가지 약제로 소량부터 사용하고, 경우에 따라 용량을 늘리거나 다른 약제로 바꾸기도 하고, 추가해서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대개 치료기간은 최소 3년 정도다. 다만 경련 조절이 잘되지 않거나 재발하는 경우엔 치료기간이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치료기간 중 뇌파 검사를 시행해 조절하기도 한다. 또 항경련제 약물치료는 가장 중요한 치료방침이지만, 때로는 양성롤란도뇌전증과 같이 항경련제가 필요 없는 경우도 있어 초기에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장기간 여러 가지 항경련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발작이 잘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 '난치성 뇌전증'이라고 진단될 수 있다. 난치성 뇌전증으로 진단된 어린이 중에서 일부는 케톤식이나 수술적 치료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영남대병원 김세윤 교수(소아청소년과)는 "아이가 발작 증상을 보인다면 대개는 그렇지 않지만, 심한 경우엔 심각한 뇌 손상을 초래할 수 있다"며 "스스로 진단하거나 병에 대한 이해도가 낮아서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하거나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없도록 반드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로부터 진찰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인호기자 sun@yeongnam.com

기자 이미지

노인호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영남일보T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