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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대구형무소 역사관으로 재현하자

2023-02-06

[문화산책] 대구형무소 역사관으로 재현하자
박지극 (시인)

대구형무소는 사라지고 없다. 대구형무소 터에는 삼덕교회가 서 있다. 삼덕교회는 입구 복도 한쪽, 형무소 사형장이었던 자리에 벽돌 몇 장을 상징적으로 쌓아두고 이육사 시인의 모습과 형무소 건물 일부를 부조로 게시해 두었다. 이것이 대구 전역에 남아있는 유일한 대구형무소의 역사 현장인 셈이다. 대구사람에게 물으면 대구형무소를 아는 사람은 별로 없다. 특히 젊은 사람들은 더욱더 모른다. 우리의 역사가 잊히고 있다는 증거다.

2차 대전이 종식되고 80년이 다 되어 가지만 독일은 아직도 나치 전범을 추적하고 있고, 중국은 난징대학살 83주년 기념식을 국가 차원의 추모행사로 치르면서 일본의 가해 책임을 묻는다. 모두 지나간 역사를 잊지 않고자 하는 것이다. 역사는 앞으로 다가올 미래의 시금석이다. 우리는 역사를 너무 쉽게 잊는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때이다.

지역신문사 논설위원을 지낸 정인열 대구가톨릭대 교수는 대구의 독립운동 역사 연구가로 이름이 더 높다. 2018년 '대구독립운동사'를 집필하여 대구지역 독립운동의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게 정리했다. 2020년에는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위한 발기인 대회에 맞추어 '묻힌 순국의 터, 대구형무소'를 출간하였다. '묻힌 순국의 터, 대구형무소'는 잊혀 가는 역사현장을 되살리기 위해 꼭 필요한 책이며 역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날짜에 맞추어 출간하다 보니 미흡한 부분도 있고 미처 챙기지 못해 빠진 사료도 새로이 발견되어 '묻힌 순국의 터, 대구형무소'를 개정할 필요가 생겼다. 그런데 그는 참으로 열성적이게도 '묻힌 순국의 터, 대구형무소'를 출간한 지 채 1년도 되지 않아 개정판을 내었다.

개정판 '묻힌 순국의 터, 대구형무소'에 따르면 대구형무소에서 희생된 순국 서훈자 수가 202명으로 서대문형무소 순국 서훈자 수 175명에 비해 27명이나 더 많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대구형무소가 삼남 지방의 독립운동이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증명하는 명실상부한 역사의 현장임이 다시 한번 여실히 입증된 것이다.

대구형무소를 기억하고 재현해 독립운동의 숭고한 정신을 되살려 다시는 이런 뼈아픈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 그리고 후손에게 교육하여야 할 터이다. 2017년 창립된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상임대표 우대현)는 대구에 독립운동기념관 건립을 위해 '대구독립운동기념관건립 추진위원회'(추진위원장 김능진)를 발족했으며, 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된다면 기념관 내에 대구형무소 역사관을 재현할 것이라고 하니 기대되는 바가 크다.

박지극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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