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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현대무용 '무궁무진한 발걸음'

2023-02-08

[문화산책] 현대무용 무궁무진한 발걸음
윤주영〈연극 연출 겸 작가〉

일반 대중에게 공연은 무엇일까. 지나가는 사람을 붙잡고 공연을 본 적 있냐고 물어보면 많은 이가 살면서 한 번도 공연을 관람한 적이 없거나, 혹은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수한 날에만 본다고 말할 것이다. 나 역시 얼마 전까지 공연 볼 돈으로 소고기나 사 먹으라는 웃지 못할 말을 자주 들어왔던 것을 상기하면 새삼스러울 일도 아니다. 여전히 예술은 대중에게 어렵고 다가가기 힘든 것으로 남아있다.

이러한 인식에 정면으로 맞서는 예술인이 있다. 대구에서 활동 중인 청년 무용인인 무궁무진 무용단의 대표 '김가민 무용수'다. 얼마 전 김 대표와 무용에 관해 이야기 나눈 적이 있다. '서툴지만 과감하게 나아간다'는 김 대표와의 담소는 무용에 대한 희망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김 대표는 본인의 무용단인 무궁무진 무용단을 향해 '다장르 예술 공동체'라고 표현한다. 이름에 걸맞게 무용단은 다양한 장르의 예술인들과 함께 작업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김 대표는 장르의 경계를 없애는 시도적인 활동을 통해 자신만의 고유한 정체성을 찾아 나가고자 한다고 창단 목적을 설명한 바 있다. 이를 통해 무용에 있어 부족한 대중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말한다. 김 대표는 "예술과 대중성은 함께 가기 힘든 주제다. 그럼에도 고민해야 하는 주제이기에 무궁무진 무용단은 말 그대로 무궁무진한 도전을 이어 나간다"면서 "첫 발자국으로 무궁무진 무용단만의 정체성을 갖춰 마니아 층을 확보하는 것부터 시작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를 뒷받침하듯 무용수로만 구성된 공연을 벗어던지고, 장르의 제한 없이 여러 예술인과의 적극적인 소통을 이뤄내는 무궁무진만의 공연은 '탈장르'의 예술이라고 볼 수 있다. 이미 '도로 위에 나비가 쉴 곳 없다' 'Back To The Future' 등 대중에게 선보인 무궁무진의 여러 공연은 무궁무진만의 문법·색·개성이 돼 새로운 장르로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김 대표는 본인들의 이러한 행보가 대중에게 독특하고 신선하게 자리 잡았으면 한다고 말한다. 동시에 김 대표는 이러한 시도적인 공연 활동이 청년의 객기로 비치지 않기 위해 더 전문성을 갖추고 정돈된 형태를 이뤄야 한다며 스스로를 채찍질한다. 김 대표는 대구에서의 무용, 특히 현대 예술은 어려운 환경 속에 놓여있지만, 그럼에도 무용은 여전히 희망이라고 이야기한다.

얼마 전 큰 화제를 모은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를 시작으로 무용에 대해 좋은 인식이 퍼지고, 문화 공간이나 무용제 등 여전히 많은 기회가 주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 말처럼 예술은 여전히 쉽지 않은 길에 놓여있지만, 무궁무진한 발걸음을 이어가는 이들이 있기에 한발 더 나아가 본다. 이윽고 봄동이 싹을 틔우듯 무용과 여러 예술 장르에도 희망이 싹트길 소망한다.
윤주영〈연극 연출 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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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주영 연극 연출 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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