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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내돈내산

2023-02-09

[취재수첩] 내돈내산
김형엽기자 (사회부)

'내돈내산'이라는 신조어가 있다. '내 돈 주고 내가 산 제품'이라는 뜻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나 유튜브 등에서 본인 돈으로 직접 구입한 제품에 대한 평가를 할 때 주로 쓴다. 돈 주고 사도 아깝지 않을 정도로 품질이 좋음을 강조할 때 주로 사용된다.

최근 대구지역 12개 단위 새마을금고가 대주단으로 참여해 집단 대출을 내준 주상복합건물 '다인로얄팰리스' 공사가 논란이 되고 있다. 공사가 멈춰 재개 및 준공이 불투명한 상태인데도 불구하고 금고에서 자산건전성 확보를 위한 대손충당금 적립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공사는 대구 중구 서성네거리 인근과 경남 양산시 두 곳이다. 양산시에 직접 찾아가 확인한 공사 현장은 처참했다. 2016년부터 진행한 공사지만 제대로 된 외관도 갖추지 못했다. 부동산 열풍이 불면서 내 집 마련의 꿈으로 부풀었을 수분양자의 마음이 어땠을지 가늠할 수 없다.

해당 집단 대출 사정에 밝은 지역 새마을금고 관계자는 공정률에 따라 적정하게 대출이 진행돼야 하지만 제대로 확인도 하지 않고 대출이 나가 피해를 더 키웠다고 강조했다. 그 이면에는 조합원이 맡긴 돈을 마음껏 주무르며 방만하게 운영할 수 있는 새마을금고의 구조적 문제가 있다. 절대적 권력을 가진 단위 금고 이사장, 문제를 알고도 눈감아 준 새마을금고 중앙회의 합작이라 할 수 있다.

또 다른 금고 관계자는 중앙회에서 이들 금고를 우회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대출 규정까지 뜯어고쳤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이사장 승인만 있다면 문제가 발생한 대출을 얼마든지 봐줄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양산시에서 공사 현장을 바라보며 떠오른 말이 '내돈내산'이다. 내 돈으로 내가 사는 아파트란 생각으로 집단 대출이 진행됐다면 무사히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았을까? 애초에 무리한 대출을 내주지는 않았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조합원이 맡긴 돈, 남이 살 아파트라는 생각에 발생한 문제라 여겨졌다.

이들 금고는 중앙회를 상대로 효력 정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현재 단위 금고들은 지난해 실적에 대한 결산 공시를 앞두고 있다. 수익과 손실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할 시점에 가처분 신청이 이뤄진 셈이다. 문제를 삼지 않으면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는 것이다.

김형엽기자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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