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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는 좌절의 스페셜리스트, 피아니스트 백혜선 첫 에세이…좌절·극복·지혜 담긴 '인생 4악장'

2023-02-10

대구 출신으로 세계적 여성 연주자

한국인 첫 차이콥스키 콩쿠르 입상

나는좌절의스페셜리스트
백혜선 지음/다산북스/292쪽/1만6천800원

지금으로부터 약 30년 전 러시아 모스크바 차이콥스키 콘서트홀에 젊은 동양인 여성 피아니스트가 피아노 앞에 앉았다. 세계 음악인이라면 모두가 한 번쯤 서고 싶어 하는 무대다. 관객들은 '네가 얼마나 하는지 보자'하는 표정을 하고 있었고, 오케스트라도 이 연주자에게 무관심했다. 피아니스트 백혜선은 이런 차가운 분위기에서 스승 변화경의 말을 떠올렸다. "오늘 무대 위에서 네가 할 일은 사람의 마음을 감동시키는 거야. 음악으로 마음을 움직일 수 있어." 그는 스승의 말을 의심 없이 믿으며 쇼팽의 '피아노 협주곡 1번' 연주를 시작했다. 마지막 악장을 마치고 땀에 젖은 몸으로 그가 마주한 것은 끊이지 않는 뜨거운 박수갈채였다. 1994년 그는 이 대회에서 1위 없는 3위에 오르며 이름을 알렸다. 한국 국적인 사람이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최초로 상위 입상한 것이다.

대구 출신 세계적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의 첫 에세이다. 그는 성공한 여성 피아니스트가 극히 드물었던 시절, 한국 여성 연주자가 나아갈 길을 스스로 닦으며 걸어갔다. 책은 백혜선의 인생을 1~4악장으로 나눠 그가 겪은 좌절, 극복의 경험과 얻어낸 인생의 지혜를 담고 있다.

그는 자신의 음악 인생을 어릴 적 피아노를 접하고 미국에 건너간 뒤 차이콥스키 콩쿠르에 입상하기까지를 제1기, 최연소로 서울대 음대 교수에 임용되고 나서 겪은 부침부터 다시 미국으로 건너가 아들딸이 성장하고 교육자이자 연주자로 다시 선 지금까지를 제2기, 앞으로 맞닥뜨릴 시기를 제3기로 말한다. 그는 이 책 후반부에서 나이 들어가는 연주자로서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를 묻는다. 이에 저자는 선생의 입장에 서 있는 사람으로서 자신이 못다 한 것은 후배나 제자들이 한다면 충분하지만, 본인 또한 음악적 성장을 끝낼 생각은 없다고 말한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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