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216010002037

영남일보TV

['2022 함께 살아가는 배려 이야기' 공모전 수기] '동상' 서로의 계단이 되어 주다 - 동평중 윤선재 학생

2023-02-27

배려가 쌓이고 쌓이면 서로의 삶에 튼튼한 계단이 되지 않을까

[2022 함께 살아가는 배려 이야기 공모전 수기] 동상 서로의 계단이 되어 주다 - 동평중 윤선재 학생

내게 아주 매력 넘치는 친구가 있다. 중학교 1학기 때 사귄 친구인데 나와 맞는 것이 많고, 함께 있으면 재미있어서 친해졌다. 친구는 말투가 매력적이고 머리가 특이하게 길고 7대 3 가르마가 있다. 별명은 섹시가이. 우리 반에서 인기가 많다.

그런데 2학기가 되자 그 친구가 친구들과 싸워 교무실에 불려가는 일이 반복됐다. 나는 그 친구의 행동을 유심히 관찰했다. 유독 눈에 띄는 것이 있었다. 바로, 그 친구가 한 번도 누군가를 도와주지 않는다는 점이었다. 같이 벌 청소를 할 땐 친구를 기다리긴 하지만 절대 도와주지는 않았다. 다른 친구들은 빨리 같이 끝내고 나가자면서 자기 청소가 끝나면 서로 도와주거나 하는데 말이다.

또 이런 친구도 있다. 학급 임원이 아닌데도 자진해 선생님을 도와 출석부를 관리하고, 잘못한 친구가 있으면 회장, 부회장에게 알려주고, 청소하는 친구가 있으면 같이 돕는다. 친구들과도 잘 지낸다. 나하고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지만 별로 친하지 않았다. 1학기 때부터 서로 말을 하기 시작했다. 장난도 심하지 않고 수업도 잘 듣는다. 먼저 말을 하기보다 친구들 말에 리액션을 해주고 공부도 우리 반에서 5등 안에 든다. 이렇게 두 친구는 모두 친구들에게 인기 있지만 과연 커서 어떤 사람이 되어 있을까?

어떤 동영상에서 사회 실험을 하는 것을 본 적이 있다.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었다. 낯선 외국인이 다친 상태에서 짐을 들고 길을 걷다 넘어졌다. 아이들은 이 사람에게 어떻게 반응할까? 실험 전, 소아과 의사는 어린이들은 아직 사회성 발달이 부족해서 두려움을 느끼고 도망할 것이라 예상했다. 의사의 예상대로 대부분의 아이는 놀라 도망갔다. 하지만 어떤 초등생들은 예상과 달리 낯선 이에게 다가가 도와줬다. 서툰 영어로 말을 걸고 바닥에 떨어진 물건을 줍고 넘어진 사람이 일어서도록 돕는 모습이 감동적이었다. 실험 후 아이들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했다. 아이들은 "입장을 바꿔 내가 넘어졌는데 아무도 안 도와주면 너무 슬플 것 같다"고 낯선 사람을 도운 이유를 설명했다. 어린 나이에 상대의 마음을 자신의 마음처럼 생각하고 공감할 수 있다는 게 놀랍기까지 했다.

배려란 무엇을 돌려받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미래에 꼭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사람들은 배려를 하고 공존한다. 만약 배려가 없다면 사람들은 자신의 이윤만 챙기고 이기적으로 살며 남의 상처에는 관심 없는 무시무시한 세상이 될 것이다.

배려는 세상살이를 더욱 의미 있게 만들어 주고 자신의 행동을 돌아봤을 때 후회하지 않도록 완벽한 삶을 만들어 주는 중요한 재료이다. 내가 원하는 삶을 만들어 주고 후회하지 않도록 해주는 재료는 마치 점토와 같아서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고, 후회하지 않도록 다시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토로 원하는 것을 만들 수 있지만 거기에 배신, 욕심 같은 해를 주는 것들이 같이 들어가면 생각했던 것과 달리 흐트러지고 쉽게 부서지고 후회하는 작품을 만들어 주게도 한다.

배려가 없고 논란이 생기는 삶을 살면 그 논란으로 인해 결국 욕을 먹고 비판을 받고 삶에 상처가 되고, 미래에 자신의 꿈을 위한 삶이 한순간에 사라지도록 할 수도 있다.

그런 예는 너무나도 많다. 특히 요즘은 동영상과 개인 SNS 활동으로 인해 배려가 없었던 행동들이 적나라하게 너무나 쉽게 드러나 버리기도 한다. 유명했던 배구선수나 유명한 아이돌로 생활하던 사람들이 예전의 학교폭력이나 논란이 되는 사생활 등이 밝혀져 퇴출이 되고 도망가는 모습을 우리는 많이 듣고 봐왔을 것이다. 이렇듯 배려 없고 논란이 생기는 삶을 살면 그 일로 인해 항상 언제 들킬지 두려운 삶을 살게 되거나 꿈을 향하던 삶이 한순간에 무너져 더 이상 갈 길이 없어지게 된다.

배려는 해도 되고 안 해도 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자신과 남을 위해 배려를 하면 그것은 내 앞에 쌓고 쌓여서 언젠가는 더욱더 멋진 삶과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좋은 멋진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해주는 멋진 계단이 되어 있을 것이다. 그보다도 더 멋진 것은 서로서로 배려하는 사회를 만들면 나의 계단뿐만 아니라 상대방의 계단도 함께 쌓아 올려주어 결국 우리 사회는 서로에게 튼튼한 계단의 재료가 되어 주는 살기 좋은 곳으로 변해갈 것이다. 오늘 누가 배려하기를 기다리지만 말고 먼저 다가가서 배려해보자. 그것은 무엇보다 나 자신의 미래를 행복하게 만드는 길일 것이다.

기자 이미지

문화부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