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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람] 전직 경찰관 1천m 주흘산 700회 올랐다

2023-04-13

문경 모전동 오병옥씨 대기록
24년간 연평균 29회 이상 올라'솔채' 등 야생화군락지도 발견

[이 사람] 전직 경찰관 1천m 주흘산 700회 올랐다
문경 주흘산을 700회 등반한 오병옥(맨 오른쪽)씨가 친구, 손녀와 함께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병옥씨 제공>

"700번을 올랐으니 이제는 등반 횟수를 헤아리지 않을 겁니다." 경북 문경의 진산(鎭山) 주흘산을 700차례 등산한 전직 경찰관 오병옥(64·문경 모전동)씨가 이제는 횟수에 연연하지 않고 그저 오르기만 하겠다고 한다. 그는 지난 8일 친구 3명, 손녀 하경(9)양 등과 함께 주흘산 700회 등반에 나섰다. 1천m가 넘는 높은 산의 등반이 처음인 하경양은 할아버지와 함께여서인지 지친 기색 없이 신나게 산을 올랐다. 친구들은 정상에서 기념 현수막을 내걸고 준비한 떡을 다른 등산객에게 나눠주는 등 오씨의 기록을 축하했다.

'진산'이라 함은 어떤 지역이나 고을 뒤편에 있는 큰 산으로 '주산(主山)'으로 불리기도 한다. 문경시 문경읍을 품에 안듯 웅장하게 서 있는 해발 1천76m의 주흘산은 문경사람뿐 아니라 전국 등산 동호인의 사랑을 받고 있다. 주흘산은 특히 조령산을 사이에 둔 문경새재 계곡으로 더 유명하다. 주흘산 등산코스는 여러 곳이 있지만 문경새재 제1 관문에서 혜국사를 거쳐 대궐터·정상으로 이어지는 4.2㎞ 코스가 가장 일반적이다. 왕복 등산 시간은 4시간 정도지만 내 집처럼 주흘산을 오르내린 오씨는 3시간이면 충분하다.

오씨가 주흘산 산행 횟수를 헤아리기 시작한 것은 1999년 1월1일 새해 해맞이 행사 때부터다. 이후 2016년 400회, 2020년 600회를 넘어 24년 만인 지난 8일 700회 대기록을 썼다. 이는 매년 평균 29회 이상 주흘산을 등반한 것으로 쉽지 않은 기록이다. 그가 본격적으로 등반 횟수를 헤아리기 전에도 이미 여러 차례 주흘산을 올랐던 까닭에 실제로는 700회를 훌쩍 넘는다. 하나의 산을 수백 차례 오르면 등산로의 상태나 계단 수 등을 훤하게 꿰뚫기 마련이다. 오씨는 등산로 주변의 쓰레기를 줍다 보니 '솔채' '귀룽나무' 등 주흘산의 알려지지 않은 야생화 군락지도 알게 됐다.

오씨는 매봉산악회 회장답게 매일 새벽 인근의 매봉산을 오르기도 한다. 문경뿐 아니라 인근의 웬만한 산은 모두 수십 회씩 다녀왔고, 백두대간 종주와 전국 100대 명산 등반도 일찌감치 마쳤다. 최근 몇년 동안에도설악산 5회 이상, 한라산 2회 등 아내와 명산을 오르내리고 있다. 그는 민간 봉사단체였던 조령산악구조대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오씨는 "경쟁 없이 건강을 다지고 마음을 닦는 등산이 좋아 산을 오르내리게 됐다"며 "등산 횟수를 헤아리는 것도 숫자에 연연하게 돼 이제는 그냥 다닐 작정"이라고 말했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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