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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포스트 코로나 시대 어린이가 그린 세상 (2) 마스크 벗고 친구들과 놀이터로…그림에 다시 웃음소리 들린다

2023-05-05

일곱 살 친구들의 포스트 코로나 이야기
"집에만 있어야 해서 속상했어요…이젠 시원한 바람 맘껏 마실래요"
"친구 얼굴 잘 알아볼 수 있어 좋아요…함께 놀이공원 가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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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한림유치원 조우주 어린이가 최근에 그린 그림. 마스크를 쓰지 않은 친구들이 즐겁게 놀고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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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북구 한림유치원 채혜원 어린이가 최근에 그린 그림. 마스크를 쓰지 않고 놀이공원을 찾은 사람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2020년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그 후 지난 3년간 우리 삶에 많은 변화와 제약이 찾아왔다. 마스크, 비대면, 사회적 거리 두기, 백신, 감염과 격리…. 갑작스럽게 찾아온 팬데믹의 낯선 용어, 낯선 규칙이었다. 아이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2020년 봄 이후 아이들의 일상도 크게 변했다. 이후 몇 년의 시간을 아이들은 코로나19와 함께 보내야 했다. 코로나19 상황이 안정화된 지금, 아이들은 행복하게 '코로나19 이후의 세상'을 그려가고 있다.

◆글과 그림으로 코로나19 시기 표현한 아이들

"코로나가 너무 많아서 속상해요. 코로나가 너무 많으니까 감염될 수 있잖아요. 코로나를 꼭 그리는 이유는 내가 속상한 이유가 코로나 때문이니까요."

2020년 대구 북구 한림유치원 원생이던 임온유 어린이가 그린 그림에 붙은 설명이다. 제목은 '코로나 때문에 속상한 눈'. 코로나19가 한창 확산했을 때 아이들은 저마다 '눈'을 그렸다. 기쁜 눈, 놀란 눈, 피곤한 눈…. 코로나19 감염을 막기 위해 매일 마스크를 쓰고 생활해야 했으니 아이들이 서로의 얼굴에서 볼 수 있는 것은 눈뿐이었다. 자연스레 아이들은 눈에 자신의 마음을 담아 표현해야 했다.

불과 2년 전 방역수칙을 지키느라 어른은 물론 아이들의 활동에도 제약이 있던 시기, 아이들이 '코로나가 끝난다면'을 주제로 만든 작품도 유치원에 전시돼 있었다.

"마스크 벗고 가고 싶은 곳이 너무 많아. 그중에 나는 물이 있는 놀이터에 가고 싶어. 마스크 안 써서 아주 편하고 답답하지 않을 거야. 시원한 물이 나오는 놀이터 너무 좋겠다." "바다에서 꽃게도 잡고 모래놀이도 할 거야. 진짜 시원하겠지." "수영장에 가서 수영을 마음껏 할 거야. 마스크 벗고 수영하면 너무 좋고 마음이 따뜻해지겠지."

팬데믹이라는 긴 터널을 지나고 있던 그때, 아이들은 글과 그림으로 코로나19를 표현했다. 마스크도, 손 씻기도, 사회적 거리 두기도 모두 글과 그림에 담겼다. 제한적인 상황에서도 아이들은 소통과 일상을 이어가고 웃음을 잃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코로나19로 갇혀버린 현실의 답답함을 상상으로 채워가며 그들은 힘든 시기를 잘 버텨냈다. 아이들의 글과 그림은 훗날 자신들의 인생에서 역사적인 기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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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친구들 얼굴을 보고, 시원한 바람도 마실 수 있어요"

전소담·허유정 어린이는 같은 유치원에 다니는 일곱 살 동갑내기다.

어린이날을 일주일 앞둔 지난달 28일 만난 소담이와 유정이는 요즘 코로나19 상황이 나아져서 기분이 '엄청' 좋다고 했다. 어린이들은 당장 '마스크'에서 코로나19 상황 변화를 느끼는 듯했다.

소담이는 "예전에는 마스크를 계속 쓰고 있어야 했는데, 그때 친구들 얼굴을 잘 못 알아봐서 속상했다. 난 뛰어다니는 걸 무척 좋아하는데 마스크 때문에 답답해서 많이 뛰지도 못하고, 멀리까지도 못 갔다. 그런데 지금은 마스크를 많이 안 써도 되니 기분이 좋아졌다"고 했다.

유정이는 "병(코로나19)에 안 걸리려면 마스크를 써야 했지만, 마스크를 오래 쓰면 공기가 답답해져서 싫었다. 마스크를 벗으니 시원한 바람을 마실 수 있어서 좋다. 또 마스크 안에 있던 친구들 입이랑 코 모양도 볼 수 있게 됐다. 이제 친구들 얼굴을 잘 알아볼 수 있다"고 말하며 웃었다.

아이들이 느낀 코로나19는 어떤 것이었을까. 이름도 익숙하지 않은 미증유의 바이러스와 그로 인한 일상의 변화 및 불편은 어른들만 겪은 것이 아니었다. 많은 아이가 어른보다 더 답답한 시간을 보내야 했지만, 대견하게도 그 시간을 잘 버텨왔다.

두 어린이도 한창 코로나19 확산이 심했던 때를 기억하고 있었다.

소담이는 "코로나19가 위험해서 밖에 잘 못 나간 기억이 난다. 놀이터도 많이 못 갔다. 코로나19에 걸리지 않기 위해 마스크를 쓰고 손도 많이 씻었다"고 했다. 유정이도 "코로나19 때문에 집안에서 쉬었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위세를 떨치던 시기, 많은 어린이의 외부 활동에 제약이 생겼다. 어린이들은 마음속으로 '코로나 이후에 하고 싶은 것'을 그려야 했다.

유정이는 "코로나19가 없어지면 경주월드 같은 놀이동산에 놀러 가고 싶었다. 또 마스크를 벗고 자전거를 타고 싶었다"고 했다. 소담이는 "유치원 친구들을 보고 싶었고, 마스크를 벗고 막 뛰어놀고 싶었다"고 말했다.

소담이와 유정이는 "코로나 같은 나쁜 병이 사라지고 미세먼지도 없어졌으면 좋겠다"고 한목소리로 말하며 해맑은 미소를 지었다. 앞으로 초등학교에 가면 코로나19가 사라진 세상에서 친구들과 재미있게 놀고 공부도 열심히 하고 싶다는 게 두 어린이의 바람이었다.

글·사진=노진실기자 know@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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