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실종아동 31명 여전히 생사조차 알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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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실종아동 찾기 포스터(2022-9호) 아동권리보장원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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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찾모 나주봉 회장이 민갑룡 경찰청장(앞줄 가운데)과 함께 2019년 대구 달서구 와룡산 새방골 개구리소년 유골 발견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영남일보DB |
◆돌아오지 못하는 아이들과 정부·지자체 대응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이 경찰청으로부터 받은 최근 5년간(2018~2022년) 실종아동 신고처리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아동실종 접수는 2만6천416건으로 5년째 2만여 건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더욱이 이 기간 70건의 사건은 해결되지 못한 채 '미제'로 남아 있어 가족의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이 크다.
대구에서는 2018~2021년 4년간 총 3천427건의 아동실종이 접수되고 이후 3천398명이 집으로 돌아왔으나, 29명의 아이들은 여전히 생사조차 알 수 없다. 경북은 같은 기간 2천659명의 아이들이 사라졌다가 2천657명이 돌아왔으며, 2명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보건복지부와 경찰청 실종아동찾기센터는 아동실종 예방 교육·홍보에서부터 실종 발생 시 발견·수사(수색)·복귀(가족인계) 과정에 이르기까지 업무를 체계적으로 분담해 대응하고 있다. 이외에도 실종아동 가족 지원과 실종자 DB관리 등에 주력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자체는 별도의 종합대책을 수립하지는 않는다. 보호조치·복귀 절차 등 정부 차원의 대책에 맞게 실종아동의 신상을 관리한다"며 "반기별로 실종아동보호 실태 조사를 실시해 아동권리보장원 등 관계기관에 보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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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종아동이 가정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 필요
대구 성서 개구리소년 사건은 대표적 장기 미제 아동실종 사건이다. 1991년 3월26일 도롱뇽알을 주우러 간다며 집을 나선 다섯 아이들은 11년6개월이란 세월이 흘러 2002년 9월26일에서야 대구 달서구 와룡산 중턱에서 유골로 발견됐다. 국내 단일 실종사건으로는 최대 규모인 연인원 32만명의 경찰·군인이 동원돼 실종지역 일대에 대대적인 수색이 이뤄졌다. 부검 결과 아이들은 타살된 것으로 밝혀졌지만 범인은 현재까지 잡지 못하고 있다.
전국미아·실종가족찾기시민의모임(전미찾모) 나주봉 회장은 올해도 어김없이 와룡산 선원공원 내 개구리소년 추모비를 찾았다. 그가 실종아동 찾기 활동을 시작한 계기도 개구리소년 사건이 작용했다. 나 회장은 "1991년 인천 월미도에서 장사하던 시절이었다. 실종된 개구리소년 부모가 그곳에서 실종 전단을 돌리고 있었다"며 "그때 전단을 건네받은 한 사람이 신발에 붙은 껌을 그 종이로 떼고 바닥에 휙 버렸는데, 그것을 보고 나니 분노가 치밀었다. 나라도 돕자는 생각으로 실종 아동을 찾기 시작했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나 회장은 그날부터 개구리소년 아빠 다섯 명과 함께 3년10개월간 전국을 다니며 아이들을 찾아 나섰다.
개구리소년 사건을 계기로 2005년에는 실종아동 등의 보호 및 지원에 관한 법률(실종아동법)이 제정됐다. 법에는 △실종 당시 18세 미만인 아동 △지적·정신장애인 △치매 환자 등이 실종되면 바로 발견을 위한 수색 및 수사를 할 수 있도록 명시하고 있다.
2012년 7월에는 '아동 지문 사전등록제'가 도입됐다. 아동 지문 사전등록제는 18세 미만 아동의 지문과 사진 등 신상정보를 보호자 연락처와 함께 경찰에 등록하도록 한 제도다. 경찰청에 따르면 8세 미만 아동이 실종될 경우 부모를 찾기까지 평균 81.7시간이 걸리지만, 지문을 등록한 아동은 평균 46분 만에 찾을 수 있다.
나 회장은 장기 실종 아동을 찾기 위해선 '아이가 가정을 찾아올 수 있는 환경'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는 "국내외 입양된 27만명 중 상당수는 미아가 고아로 포장돼 입양됐을 가능성이 높다. 그런 부분을 살펴 아이들을 찾는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했다.
이동현기자 shineast@yeongnam.com

양승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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