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30509010001087

영남일보TV

[문화산책] 흐르는 물결

2023-05-10

[문화산책] 흐르는 물결
김상욱〈대구서구문화회관 공연기획 PD〉

필자는 초등학교 시절 286~586 컴퓨터와 모뎀 인터넷이 가정에 보급되며 독학으로 컴퓨터를 익혔고, 중학교부터는 초고속 인터넷 서비스의 등장으로 모든 정보를 인터넷으로 습득할 수 있었다. 인터넷 게임으로 유대 관계를 형성하고 홈페이지도 만들어 운영해 보고, '걸면 걸리는' 걸리버 휴대전화도 갖게 됐다.

X세대는 아닌데 MZ세대라고 하기에는 '꼰대'로 분류되는 우리 세대는 문민정부의 출범과 교육과정을 함께 시작했으며, 3차 산업혁명인 정보화 시대의 수혜자라고 할 수 있다. 공상과학책에서 꿈꾸었던 미래는 4차 산업혁명을 지나고 있는 현시점에 목표치를 거의 달성했고, 자동차의 자율 비행과 우주여행만 남았다.

정보화 시대를 앞두고 1980년에 출간된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에는 현실과 똑같이 닮은 이슈가 담겨있다. 정보, 기술, 산업, 국가, 이념, 갈등, 사회, 윤리 등 수많은 이슈가 어느 하나 빠짐없이 현재와 유사한 선상에서 새로운 산업혁명의 터널을 지나는 인류의 자세를 보는 듯하다.

개인적 견해이지만 '제3의 물결'을 신문명을 수용하는 나침반으로 삼아왔기에 '챗GPT'는 90년대 채팅 프로그램 '맥스'보다 신선하지 않았고 포털과 채팅 AI를 융합한 정도로 여겨진다. '메타버스'도 편의에 맞게 응용한 롤플레잉 게임의 확장판으로 생각한다.

신문명을 비관함이 아니라 섣불리 두려움에 앞서 떠들썩하기보다는 응용과 융합기술의 연속된 발전으로 자연스럽게 수용하길 바라는 생각이다. 스마트폰도 이제 '아이언맨'의 '이디스'처럼 모든 기능을 안경에 담고 있듯이 IT 기업은 한 기술이 상용화되기 전에 다음 기술을 개발하고 발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7년 전 알파고가 이세돌을 4승1패로 이겼을 때 알파고의 실력에 경탄하였지만, 바둑이 취미인 나에게는 인간이 AI 백과사전과 장학퀴즈 대결에서 1승을 차지한 위대함으로 보였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은퇴 후 바둑계를 평정한 '카타고' 바둑 AI는 올해 미국 아마추어 바둑기사이자 AI 연구원의 변칙 수법에 15전14패로 완패했다.

이처럼 바둑은 인간도 AI도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는 확률의 상위어라고 생각한다. 새롭게 다가온 기술 앞에 환호와 두려움을 반복하기보다 의학이 인간의 통제 속에 생명윤리법의 테두리 안에서 발전하듯이 환경, 기후, 경제 등 현실에 당면한 문제를 해결해 가면서 제4의 물결이 인간의 삶에 자연스럽게 흐르는 물결이 되길 기대한다.

김상욱〈대구서구문화회관 공연기획 PD〉

기자 이미지

김상욱 대구서구문화회관 공연기획 PD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문화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