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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찾아가는 서비스

2023-05-11

[문화산책] 찾아가는 서비스
김분선 (대구시립무용단 수석단원)

2023년 대구시립무용단의 '찾아가는 공연'은 3~5월에 걸쳐 대구 초등학교 10여 곳을 찾아간다. 찾아가는 공연은 2016년 시작된 대구시립무용단의 대표적인 교육 프로그램으로 공연뿐 아니라 아이들이 현대무용을 직접 체험하며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현대무용 감상 방법을 설명해주는 교육프로그램이다.

강당 가득 아이들이 줄지어 앉으면 공연 진행을 도와줄 해설자가 등장한다. 현대무용을 처음 접하는 아이들에게 쉽고 재밌게 즐기는 방법을 알려주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해설자가 '하늘을 날고 싶다'는 문장을 제시하면 한 명의 무용수가 등장해 문장에서 느낀 감정을 몸으로 표현한다. 두 팔을 이용해 파닥파닥 날갯짓을 하기도 하고 피터팬이라도 된 듯 아이들이 있는 공간을 점프도 하고 물구나무서기도 한다. 아이들의 시선은 너도나도 할 것 없이 환한 미소를 지으며 피터팬이 된 무용수를 따라다닌다. 그 순간 무용은 교육이 아닌 재미난 놀이로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재미난 놀이는 보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무용수와 아이가 2인1조를 이루어 직접 체험하는 시간으로 연결된다. 하나의 막대(120㎝)를 이용해 서로의 손바닥으로 균형을 맞추고, 서로의 힘을 이용해 밀어보기도 하고, 막대를 떨어뜨리지 않고 마음대로 움직여보기도 한다. 이때 아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막대놀이에 집중하고 무용수와의 교감에 집중한다. 아이들에게 교육이란 놀이로 흥미롭게 다가가 자발성을 일깨워 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막대놀이는 아이들에게 배려를 배우게 하고 세상은 혼자 살아갈 수 없음 또한 일깨워 준다. 놀이가 끝나면 대구시립무용단이 준비한 작품 'DCDC(Daegu City Dance Company의 약자)'가 시작된다.

현대무용을 처음 본다던 아이들은 위의 과정을 거쳐 현대무용을 꽤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공연을 보는 내내 "우와" 감탄사를 연발하며 연신 손뼉도 친다. 체험에 함께한 무용수의 움직임에 집중해서 보는가 하면 "칠면조다" "외계인이다" "문어다"라며 각자가 느낀 이미지를 단어로 표현하기도 한다. 너무 집중한 나머지 목을 빼고 보는 아이들, 음악 비트에 춤을 추는 아이들, 무용수의 움직임을 따라 하는 아이들도 있다. 저마다 보는 관점, 느끼는 정도, 표현하는 방법은 다 다르지만 분명 현대무용을 애써 이해하려 하기보다는 즐기고 있음을 아이들의 표정이 말해주는 것 같았다.

아이들이 현대무용을 재미난 놀이로 즐긴 것처럼 우리 어른들도 작품을 해석하기보다 느껴지는 대로 받아들이고 재미난 놀이로 즐길 수 있는 예술이 되길 바라본다.

김분선 (대구시립무용단 수석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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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분선 대구시립무용단 수석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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