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홍국 위덕대 연구교수 주장
국사봉 신라의 고비
북한산 순수비에선
연습용으로 새긴 글자 확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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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홍국 위덕대 연구교수가 경북 안동 학가산 국사봉에서 동서 방향으로 크고 작은 브이(V)자형 홈에 신라 비석이 꽂혀 있던 자리를 확인하고 있다. <박홍국 교수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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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 학가산 신라 고비(古碑) 하부에 새겨진 명문. 박홍국 교수는 이 글자를 연습각자로 파악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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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산 신라 진흥왕 순수비 탁본. 왼쪽 사각 테두리 안에 '지(智)' 자가 새겨져 있다. 박홍국 교수는 이 글자가 연습각자임이 확실하다고 주장했다. e뮤지엄 탁본 부분 전재 |
이와 관련 영남문헌연구원이 발간한 '학가산 유람록' 중 조선 중기 노경임(1569~1620)이 언급한 부분이 주목된다. 노경임은 “암벽의 틈 사이로 오르니 그 위에는 평평하고 넓어서 수십 명이 앉을 수 있었다. 돌을 쌓아 대(臺)를 만들었는데, 대 위에는 겨우 한 자쯤 되는 부서진 비석이 있었다. 글자의 자획이 마모돼 알아보기 어렵고 오직 '회창 11년(會昌 十一年)'의 서너 글자뿐이다. 회창은 중국 당나라 무종의 연호"라고 했다. 또 조선 후기 김진귀(1779~1855)가 “비석이 깨지고 이지러져 분간하기 어려우나 ‘태창 진흥왕(太昌 眞興王)이란 몇 글자를 볼 수 있으니 이것은 신라 때의 고적"이라고 쓴 글도 있다. 박 교수는 김진귀의 지적을 근거로 국사봉에 진흥왕 순수비가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박 교수는 한국목간학회가 발간하는 목간과 문자(30호)에 '신라 비석에 남아있는 연습각자'란 제목의 논문을 곧 실을 예정이다. 박 교수는 "연습각자를 중점적으로 다룬 국내 첫 연구 논문으로 그 의미를 두고 싶다"며 "앞으로 새로운 비석이 발견됐을 때 비문으로 오인해 해석에 영향을 주는 일이 없도록 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종욱기자 sjw@yeongnam.com

송종욱
경주 담당입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