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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경공고 토목측량반 1983년도 졸업생 동기모임은 최근 수해를 입은 채영철(왼쪽) 동기에게 위로금을 모금해 전달했다. <전종석 씨 제공> |
"수해로 호박 농사는 망쳤지만, 친구 농사는 잘 지었네요." 지난달 기록적인 집중호우로 수해를 입은 친구를 위해 고교 동창들이 십시일반 모은 위로금을 전달해 재기의 힘을 얻게 됐다.
경북 문경시 영순면 달지리가 고향인 채영철(59) 씨는 3년 전 도시 생활을 정리하고 귀향해 부모와 함께 호박 농사를 지었으나 지난달 낙동강 변인 달지리 일대가 폭우로 완전히 잠기면서 올해 농사를 모두 망치게 됐다. 이 같은 소식을 전해 들은 채 씨의 문경공고 토목측량반 1983년도 졸업생 동기 모임인 '문고 83 토측회'가 친구 돕기에 나서 지난달 29일 250만 원의 성금을 전달했다.
수해로 절망감에 빠졌던 채 씨는 친구들의 온정에 "올해 농사는 망쳤지만, 든든하고 따뜻한 친구들 덕분에 다시 힘을 내 복구에 나설 수 있게 됐다"며 고마워했다.
'문고 83 토측회' 전종석(문경시청 종합민원과 지적팀장) 회장은 "고교 동기들 35명이 3년간 한 학급으로 공부하며 우정을 쌓았다"라며 "농작물뿐 아니라 마음까지 물에 잠긴 어려운 처지의 친구를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 동기회는 이번 일을 계기로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남정현기자 namun@yeongnam.com

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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