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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올라 한두푼 아쉬운데"…육아휴직 쓰면 월급 반토막에 사용 꺼려

2023-09-26
물가 올라 한두푼 아쉬운데…육아휴직 쓰면 월급 반토막에 사용 꺼려
게티이미지뱅크
물가 올라 한두푼 아쉬운데…육아휴직 쓰면 월급 반토막에 사용 꺼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육아휴직 사용 가능 기간(좌)과 육아휴직급여의 소득대체율.
"물가가 계속 올라 한두 푼이 아쉬운 상황에서 아이까지 키우려면 육아휴직은 엄두도 못 냅니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직장인 고모씨(34)는 오는 10월부터 두 달 남짓 짧은 육아휴직에 들어간다. 마음 같아선 오랜 기간 육아휴직을 내고 아내의 육아 부담을 덜어주고 싶지만 고씨의 발목을 잡은건 결국 '돈'이었다.

고씨는 "아직 직장 내 남성 직원이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것에 대한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또한 막상 아이를 낳아보니 분유부터 기저귀, 옷가지 등 들어가는 비용이 예상보다 크다"며 "월급 빼고 다 오르는 상황에서 조금이라도 더 벌어야 하다보니 장기간 육아휴직을 쓸 수 없는 노릇"이라고 하소연했다.

우리나라 육아휴직급여의 소득대체율이 40%대에 불과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육아휴직 사용자 비율도 최하위를 기록했다.

25일 OECD의 '가족 데이터베이스(Family Database)'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육아휴직 기간 소득대체율(기존 소득 대비 유아휴직급여로 받는 금액 비율)은 44.6%로 집계됐다. OECD 38개 회원국 중 27개국이 비슷한 제도를 운영 하는데, 그 중 17번째다. 소득대체율이 낮은 이유는 상·하한액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육아휴직 급여는 통상임금의 80%다. 하지만 상한액과 하한액은 각각 150만원과 70만원이다.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은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유럽 국가들 중심으로 높았다. 에스토니아, 슬로베니아, 칠레가 100%였고, 체코 88.2%, 리투아니아 77.6%, 아이슬란드 71.3%, 오스트리아 71.2% 등 순이었다. 한국보다 먼저 저출산 문제를 겪고 있는 일본은 59.9%로 우리나라보다 훨씬 높았다. 지난해 일본 합계출산율은 1.26명으로 우리나라(0.78)와 큰 격차를 보였다.

현재 1년(52주)인 우리나라 육아휴직 기간은 내년부터 1년6개월(78주)로 늘지만 사용자가 늘어날지는 미지수다. 국회입법조사처의 '육아휴직 소득대체율의 효과:남성 육아휴직 사용의 조건과 과제'(2021년) 보고서에 따르면 월소득 300만원 이상 근로자의 육아휴직 사용은 2015년 2만4천832명에서 2020년 6만3천332명으로 2.55배 늘었다. 하지만 월 210만원 이하 소득자는 9만5천160명에서 7만904명으로 오히려 19.2% 줄었다.

보고서는 "육아휴직에 따른 소득 손실이 저소득층 근로자일수록 더 크게 다가오는 만큼 육아휴직급여 하한액을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형엽기자 khy@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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