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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에 대출이자 내면 쓸 돈 없어…'허리 끊어지게 질끈'

2023-10-11 18:49

흑자액 114만원 전년보다 13.8% 감소

'장 볼 돈도 없다'…먹거리 지출부터 줄여

고물가에 대출이자 내면 쓸 돈 없어…허리 끊어지게 질끈
연합뉴스.

대구 수성구 시지지역에 사는 주부 이모(41)씨는 요즘 통장 잔고를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작년초 집을 사면서 낸 대출의 금리가 1% 넘게 오르면서 118만원이던 한달 이자가 140만원으로 늘었다. 고물가로 가뜩이나 빠듯한 살림살이에 대출이자까지 오르면서 사실상 매달 마이너스 신세다.

이 씨는 "월급은 똑같은데 나가는 돈이 계속 늘어 정말 죽을 맛이다. 집을 살 때 조금 부담스러워도 고정금리로 할 걸 후회된다"며 하소연했다.


급격히 오른 대출 금리에 차주들이 이자를 갚느라 여윳돈이 크게 줄어드는 등 가계소비가 꽁꽁 얼어붙고 있다. 주머니 사정이 각박해지자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이다. 고물가·고금리시대를 살아가야하는 서민 자화상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이날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와 변동금리(6개월 신규)를 각 0.1%포인트, 0.2%포인트씩 인상한다고 했다. 우리은행은 13일부터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0.1∼0.2%포인트 올리고, 전세자금대출 금리도 0.3%포인트 상향 조정한다.

금리 상승세에 이자 부담이 가중될 것으로 보여 생활비는 물론, 가계 여윳돈도 말라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분기 가계의 월평균 흑자액은 114만1천원으로, 전년 동기 보다 13.8%(18만2천원) 감소했다. 코로나19가 확산하기 시작한 2020년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흑자액은 가계가 번 돈에서 세금·연금 보험료·이자 등을 내고 식료품, 가정용품 등을 산 뒤 남은 여윳돈을 의미한다.

고물가 상황도 가계 살림살이를 팍팍하게 한다. 대구시와 대구정책연구원이 최근 내놓은 '대구경제동향'를 보면 9월 대구지역 소비자물가는 113.12로 1년 전(109.41) 보다 3.39% 올랐다. 자주 구매하는 품목 위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도 상승(111.73→116.13)했다.

서민들은 허리띠를 한껏 졸라매기 시작했다. 지난 8월 대구경북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103.1로 전년 동월 대비 2.6% 감소했다. 백화점(107.3)과 대형마트(98.0)에서 각각 2.7%, 2.5% 줄었다. 승용차 신규 등록 대수는 전월 대비 296대나 감소했다.

신용카드를 이용한 식료품 결제액 상황도 마찬가지다. 올해 1월 606억원→6월 459억원으로 24.2% 감소했다. 농산물과 우유 등 식료품 가격이 오르자 먹거리 지출부터 줄이고 있는 셈이다.


서정혜 대구시 경제정책관은 "가계대출·부채는 양극화로 치닫고 있다. 안정적으로 대출을 갚아가는 가계도 많은 반면, 연체율이 있는 가구는 계속 연체규모 쌓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영기자 4to11@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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