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화합물반도체, 센서반도체, 펩리스 기업 유치 노력에 찬물
비수도권 유일 반도체 특화단지 '구미'에도 큰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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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국가5산업단지<구미시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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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추진단 출범 현판식이 지난 4일 구미시 신평동 스마트커넥트 센터에서 열리고 있다.<구미시 제공> |
최근 수도권내 반도체클러스터가 비수도권 반도체 기업에도 입주 문호를 개방키로 하면서 대구경북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제 갓 육성하려는 TK 반도체 산업 프로젝트에 재를 뿌리려는 것으로 보고, 대응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일각에선 정부 국정과제인 지방시대의 산업 정책에 역행하는 처사라고 비난한다.
대구는 5대 미래산업에 반도체(화합물 및 센서, 설계 분야)부문을 포함시켜 관련 기업 유치에 공을 들이는 상황이다. 비수도권에서 유일하게 올해 반도체 특화단지(구미)로 지정받은 경북도 역시 반도체 기업 유치에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본다.
5일 대구시와 경북도에 따르면 지난달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협력화단지에 비수도권 소재·부품·장비(소부장) 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기본관리계획을 변경했다. 이달부터 입주기업 모집에 들어간다. 장기간 분양이 되지 않자, 정부에 규제완화를 요청했고 결국 받아들여진 것.
국토교통부 수도권정비심의위원회는 비수도권의 반도체 소부장 기업이 기존 공장을 이전·축소하지 않고 증설할 경우, 용인 반도체 단지에 입주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줬다. 용인 반도체 단지는 SK하이닉스 공장 인근 55개 필지(45만1㎡)로 이뤄졌다. 이번 조치로 수도권의 부족한 물(폐수), 전기 상황을 감안, 비수도권으로 기반을 옮겨보려는 반도체 기업을 주저하게 만들 수 있다.
대구시는 당혹스러워한다. 올들어 성과를 내고 있는 화합물반도체, 센서반도체, 펩리스 기업 유치에 찬물을 끼얹는 것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대구의 한 소부장기업 관계자는 "용인의 허용으로 정부의 동반성장 정책이 수도권 중심의 이율배반적임을 드러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기업측은 "이제 버티면 수도권에도 풀어준다는 인식이 팽배해지게 됐다. 누가 비수도권으로 사업 기반을 이전하겠냐"고 반문했다.
경북도는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다. 그도 그럴것이 구미는 지난 7월 비수도권에선 유일하게 반도체 특화단지(340여개 입주·2026년까지 4조7천억 민간투자 목표)로 지정됐다. 최근 반도체특화단지추진단과 함께 반도체 기업협의회도 발족시켰다.
경북도 관계자는 "구미 반도체 특화단지 유치 자체가 수도권으로 가려는 기업을 막기위한 것이란 점을 감안하면 과도한 규제완화"고 날을 세웠다.
구미시는 수도권에 밀집된 반도체 장비기업에 더해 소재·부품 관련 기업의 빗장까지 푼 것으로 규정했다.
구미시 측은 "비수도권 반도체 기업 경쟁력을 위해선 수도권과의 경쟁이 아니 동반상생 가치가 투영돼야 한다. 각종 세제혜택을 주는 기회발전특구 지정을 통해 해법을 찾겠다"고 했다. 최수경·박용기·오주석 기자

박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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