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회째 열린 포항음악제, 정상급 연주자 참여하며 전국적인 주목
올해 개막 공연 객석점유율 80%…정경화·김태형 공연은 매진
기업이 힘 보태면서 해마다 예산 규모도 크게 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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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음악제 개막 공연에서 포항페스티벌오케스트라와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연주를 하고 있다. <포항문화재단 제공> |
포항이 클래식 음악 도시로 발돋움하고 있다. 공연장 등 하드웨어 측면을 개선한다면 국제적인 음악도시 통영·평창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올해로 3회째인 포항음악제가 지방에서 열리는 음악 축제로는 드물게 전국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대도시에서만 볼 수 있는 국내외 정상급 연주자들이 무대에 오른 것은 물론, 관 주도가 아닌 지역 기업이 힘을 보태면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2021년 시작한 포항음악제는 첫 회부터 정상급 연주자들이 참여해 주목을 받았다. 1회에는 피아니스트 백건우·손민수, 첼리스트 양성원 등이 출연했다. 지난해 반 클라이번 콩쿠르에서 우승한 피아니스트 임윤찬도 무대에 올랐다.
2회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이유라, 피아니스트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벤자민 베일만 등이 출연했다.
지난 3~9일 열린 올해 음악제에도 국내외 유명 연주자들이 무대에 올랐다.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를 비롯해 스페인 출신 4중주단인 '카잘스 콰르텟', 피아니스트 토바이스 펠트만, 첼리스트 엔스 페터 마인츠, 피아니스트 문지영, 소프라노 박혜상 등이 참여해 클래식 애호가들을 설레게 했다.
객석 점유율도 기대이상 이었다. 음악제를 주관하는 포항문화재단에 따르면, 올해 개막식 공연 객석 점유율은 80%에 달했고, 특히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와 피아니스트 김태형이 출연한 8일 공연은 매진됐다.
대구 문화계 한 관계자는 "티켓 가격(메인공연 R석 기준 5만원)이 지방 공연으로는 높은 편인데 그만한 가치를 하는 것 같다. 포항 예술인이 참여하는 공연도 억지스럽지 않게 잘 구성했다"며 "다만 실험적인 프로그램이 거의 없고 포항시립교향악단이 참여하는 공연이 없는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예산도 매년 규모를 키워오고 있어 눈길을 끈다. 첫해인 2021년에는 예산 3억원으로 시작해 올해는 8억원으로 늘어났다.
포항문화재단에 따르면, 포항음악제 예산은 1회때부터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기업의 후원이 50%를 차지한다. 국·도비도 포함돼 있지만, 예산 중 후원의 비중이 가장 크다는 게 포항문화재단 측의 설명이다. 음악제 예술감독은 포항 출신 첼리스트인 박유신이 3년째 맡고 있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포항에서도 통영국제음악제, 평창음악제와 같은 국제음악제를 개최하고자 했다. 첫해에는 국내 아티스트로 시작했는데, 반응이 상당히 괜찮았다. 이에 지난해부터 후원기업을 만나 설명했고, 규모를 키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미애기자 miaechoi21@yeongnam.com

최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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