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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회 영남일보 책읽기상] 심사평

2023-11-16
[제30회 영남일보 책읽기상] 심사평
올해 영남일보 책읽기상 독서감상문 공모에는 대구경북을 포함한 전국 각지에서 많은 응모자가 참여했다. 특히 대학·일반부의 경우 전국적으로 다양한 수상자 분포를 보여 이번 공모전에 대한 관심을 보여주었다. 독후감을 보내주신 응모자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예년 공모전만큼 수준 높은 작품들이 다수 응모돼 심사 과정에서 어려운 부분이 적지 않았다. IT 기술의 급격한 발전 속에서도 독서에 대한 대중의 애정이 여전하다는 사실에 다행스러움을 느낀다. 아무쪼록 이번 책읽기상 공모가 응모자들의 인생을 풍요롭게 만드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수상작, 새로운 시선·논리적 전개 돋보여

대학·일반부

대학·일반부에서는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 있는 반면 다소 기본적인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작품도 더러 있었다. 독서감상문은 정형화된 형식은 없다. 하지만 책을 읽고 단편적인 감상과 평이한 서평에 그친다면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렵다. 또 책의 내용을 바탕으로 개인의 서사를 줄줄이 나열하는 작품도 많았는데, 완성도가 떨어질 경우 되레 신변잡기에 머무를 수 있다. 좋은 독서감상문은 책을 읽고 얼마나 '내 것'으로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가 전하려는 메시지를 재해석해 자신만의 세계관을 형성해 내는 것이 의미 있다고 본다.

이런 의미에서 최우수작으로 뽑힌 이정윤씨의 독서감상문은 자신의 관점으로 바라본 시각이 인상적이다. '더 좋은 삶을 위한 철학'을 읽고 쓴 '고뇌를 사랑하는 법'이라는 감상문은 책의 내용을 재해석해 독특한 세계관을 뚜렷하게 드러낸 작품이다. 수상자 이씨 역시 수상소감에서 "독서는 단순 지식 습득의 과정을 넘어서는 사회적 활동이라는 사실을 체감하게 되는 순간이었다. 책이 건네는 말을 나의 말로 재조직하는 과정에서 나는 '소통'을 하고 있었던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문장력은 다소 아쉬웠지만 논리적 전개가 뛰어나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우수작으로 뽑힌 신다혜씨의 독서감상문은 물리학자가 쓴 책을 중어중문학을 전공한 인문학도의 시선으로 바라본 내용이 신선했다. 특히 책의 일부 내용을 고전을 인용해 새롭게 해석한 내용이 흥미로웠다. 황현주씨의 또 다른 우수작 역시 관점이 명확하고 책의 내용을 자신의 것으로 체화한 점이 돋보였다.

대체로 고른 수준…청소년기 고민 풀어내

중·고등부

본선에 오른 중·고등부 응모작들은 대체로 고른 수준을 보였다. 상위권 작품들의 경우 우열을 가리기 어려웠지만 재차 검토한 끝에 이서현(대구 원화중)양과 이동혁(경북 구미 형남중)군의 작품을 최우수작으로 선정했다.

응모자들은 청소년기 누구나 마주할 법한 고민을 책의 인상적 장면과 비교하며 담백하게 풀어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자아 성찰과 교우관계에 대한 솔직한 감정은 읽는 이로 하여금 공감대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했다. 무엇보다 청소년기 학생들의 뚜렷한 주관이 눈에 띄었다.

'당연하게도 나를 너를'이란 책을 읽은 후 '가장 아름다운 나의 노래를 위해'라는 제목으로 독후감을 쓴 이양은 왜곡된 사랑으로 일관하는 등장인물들의 사례를 거울 삼아 청소년기의 불확실한 미래를 극복하려는 의지를 담아냈다. 자신에 대한 부모의 기대와 꿈 사이의 괴리감, 가족 간의 사랑, 인정 받고 성장하고 싶은 인간의 욕구를 당당히 드러낸 점이 매우 돋보였다.

역시 '당연하게도 나는 너를'을 읽고 '채울 수 없는 뒷말'이란 제목으로 독후감을 쓴 이군은 소설을 읽고 느낀 감정을 가감 없이 표현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청소년기 이성 친구와의 관계에 대한 고민과 더불어 타인을 조종하는 '가스라이팅'에 대한 경계를 드러낸 점이 인상적이었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특별한 기교보다 청소년다운 솔직한 표현들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저마다의 상상력으로 해석한 모습 인상적

초등부

전반적으로 책을 꼼꼼하게 읽기 위해 노력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소 어렵거나 난해한 내용도 저마다의 상상력을 발휘해 해석한 모습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여러 추천도서 중 일부 작품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경향이 있다는 점은 다소 아쉬웠다. 하지만, 같은 작품이라도 각자 느낀 점과 감상을 풀어내는 방식이 조금씩 다르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했다. 심사 과정에선 '문장이 얼마나 안정적이고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있는가'와 '조금은 어설프더라도 창의적이고 신선한 내용을 담고 있는가'를 함께 살폈다.

이승연(대구 복현초등 6년)양과 석민주(경산 옥곡초등 6년)양의 작품을 최우수상으로 선정했다. 이승연 학생은 책 '긴긴밤'을 읽고 '노든의 고단한 여정'이라는 제목의 독후감을 썼다. 책 속 동물들의 여정을 되짚으며, 책 제목의 뜻과 내용에 대한 자신의 해석을 차분하게 글에 담았다. 석민주 학생은 책 '수상한 교장실'을 읽고 난 뒤 감상을 썼다. 책을 읽기 전 가진 기대감과 책을 읽은 후 느낀 점을 초등학생의 시선으로 솔직하게 써냈다. 우수상은 김한결(대구 용전초등 4년)·최은서(대구 성동초등 3년) 학생이 뽑혔다. 김한결 학생은 '긴긴밤'을 읽고 느낀 슬픈 감정을 글로 표현했으며, 최은서 학생은 '이상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를 읽고 할머니에 대한 사랑을 담아 기발하면서도 감동적인 독후감을 썼다. 특별상은 이서현(경산 남산초등 3년) 학생에게 돌아갔다. '책 먹는 여우의 여름이야기'를 읽고 '여우 아저씨에게 배운 것들'이란 제목으로 독후감을 썼는데, 톡톡 튀고 재미있는 글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 심사위원=영남일보 문화부 백승운·임훈·노진실·최미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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