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기업지원기관 집적한 대구, 생태계 구심점 사라질 우려
市 29억 요청 정부예산 반영 안돼…국회 증액심사 낭보 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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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글로벌웹툰센터 조성 사업이 추진되고 있는 동대구벤처밸리 일대 전경. 〈영남일보 DB〉 |
대구시가 동대구벤처밸리에 조성하려는 대구글로벌웹툰센터가 다음 달 필요한 국비를 확보해 내년부터 본격 시동을 걸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사업은 지난 8월 말 발표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는 단 한 푼의 국비도 반영되지 않았다. 시는 국회 예산 증액 협의 과정에서 낭보가 전해지길 학수고대하고 있다.
21일 지역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구시는 웹툰업계에 종사하는 청년들이 지역에 정착할 수 있는 산업 생태계 조성차원에서 동대구벤처밸리 일원에 글로벌웹툰센터를 운영하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글로벌웹툰센터는 웹툰업계 종사자들에게 창작공간을 제공하고, 창업 및 해외진출을 지원하기 위한 용도다.
사업 기간은 2027년까지이며, 국비 100억원을 포함해 총 200억원의 사업비가 들 것으로 추산된다.
시는 당초 센터 조성비 27억원, 생태계육성 사업비 2억원 등 총 29억원을 내년도 사업비에 반영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 예산안에는 한 푼도 담기지 않았다.
시는 수도권(경기도 부천시)에 집중된 웹툰산업과의 지역적 불균형 해소와 청년세대 유출 방지차원에서 비수도권인 대구에 웹툰산업 거점센터가 조성돼야 한다는 논리로 접근하고 있다.
현재 전국 웹툰작가들의 80.7%는 30대 이하 청년세대다. 대구도 비슷한 처지다. 대구에선 2019년부터 웹툰 작가양성을 위해 '웹툰 캠퍼스'를 운영하고 있다. 150여 명의 작가가 양성됐다. 웹툰기업도 17개 정도로 늘었다. 불과 4년 만의 성과다. 웹툰 업종도 이젠 점차 기업화 추세를 보이고 있어 이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 됐다.
만약 산업생태계를 구성할 구심점이 없으면 자칫 힘들게 육성한 웹툰 종사자와 기업들을 수도권에 빼앗길 수 있어서다.
실제 대구는 웹툰기업들이 뿌리를 내리고 기업활동을 영위할 여건이 나쁘지 않다. 웹툰센터가 들어서려는 동대구벤처밸리(동구 신천동)에는 대구디지털혁신진흥원(DIP)산하의 대구콘텐츠코리아랩(창업아이디어 사업화), 콘텐츠기업지원센터(창업초기 기업 지원), 콘텐츠비즈니스센터(해외진출 지원) 등 기업지원기관이 집적돼 있다.
세계 최대규모를 자랑하는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기업인 ' 플러그앤 플레이'의 한국지사도 신천동에 둥지를 틀고 있다. 더욱이 정부는 대구를 전국 1호 디지털혁신거점지로 점찍어 둔 상태다. 홍준표 대구시장은 당정 예산정책협의회에서 글로벌웹툰센터 조성관련 국비 확보에 힘을 실어줄 것을 지역 국회의원들에게 요청한 바 있다.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도 지난 20일 국회를 방문, 청년 유출과도 연계된 이 사업에 대해 지역 국회의원들이 큰 관심을 가져줄 것을 건의했다.
이 사업은 올해 6월 기본계획 수립 및 사업타당성 조사 연구용역비(2억원)를 받아놓은 상태다. 다행히 정부의 긴축재정상황에서 사업추진에 불확실성이 큰 신규사업은 아닌 셈이다. 이달 초 연구용역도 모두 끝냈다.
다음 달 필요한 국비를 받게 되면 2025년 8월쯤에는 개소가 가능하다. 지역 정치권과 정부 등이 얼마나 노력을 기울일지 주목된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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