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권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
2권 '백제, 신라 그리고 비화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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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릉원에 자리한 천마총. 유홍준의 '국토박물관 순례' 1·2권은 구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우리 역사와 문화유산을 생동감있게 소개한다. <영남일보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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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지음/ 창비/1권 324쪽·2권 316쪽/ 권당 2만원 |
우리 시대 '문화 전도사' 유홍준의 새로운 시리즈다. '전 국토가 박물관이다'를 외치며 시작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출간 이후 30년, 답사기에서 담아내지 못한 우리 역사의 진수를 이번 책에서 차근차근 찾아간다. 유홍준의 새로운 답사기이면서 진화한 답사기인 셈이다. 역사의 현장을 두루 순례하고 소개해온 '유홍준만의 글'에서 느낄 수 있는 통찰과 매력이 가득하다. 역사를 차근히 알아갈 수 있도록 답사지 소개와 더불어 해당 시대에 대한 친절한 설명도 곁들인다.
이번에 펴낸 1~2권은 구석기시대부터 삼국시대까지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1권 '선사시대에서 고구려까지'는 구석기·신석기·청동기·철기시대를 비롯해 고구려시대의 핵심 유적을 다룬다.
첫 번째 답사지는 연천 전곡리 유적이다. 세계 고고학 지도를 바꾼 획기적인 발굴이 이뤄진 곳으로 유명하다. 1978년 미국 병사 그레그 보엔이 이곳에서 '아슐리안 주먹도끼'를 발견하면서 동아시아에는 주먹도끼가 발견되지 않는다는 기존 학설이 뒤집혔다. 이후 유적 전체가 공원으로 조성되고 전곡선사박물관이 들어서면서 구석기시대를 대표하는 유적이자 배움터로 거듭났다.
연천 전곡리에 이어 순례는 전국 신석기 유적 중 역사적 가치가 있는 부산 영도의 패총으로 이어진다. 패총을 둘러보며 한반도 신석기시대를 밀도 있게 다룬다. 유적이 있는 영도의 유래와 내력뿐 아니라 부산의 대표적인 유적지와 박물관도 소개한다.
울산 언양 대곡천도 깊이 있게 다룬다. 이곳은 역사 유적이 마치 고대의 보물처럼 숨겨져 있다. 특히 반구대암각화와 천전리각석은 선사인들의 정신세계를 보여주는 귀한 문화유산이다. 그저 신기하게만 보이던 이 바위 그림과 글씨도 유홍준의 안내를 따라 살펴보면 옛사람들의 눈빛과 손짓이 살아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어서 고구려 역사의 중심이었던 만주 압록강과 고구려의 첫 도읍이었던 중국 요령성 환인 지역을 탐방한다. 이후 만주 '집안'에서 여러 날 머무르며 역사의 향기와 압록강변의 서정을 느낀다. 그러면서 고구려 전성기의 유적인 태왕릉, 장군총, 벽화고분 등 '무덤 순례'를 마치고 광개토대왕릉비문을 소개하면서 1권은 마무리된다.
2권 '백제, 신라 그리고 비화가야'는 백제와 통일 전 신라의 역사, 그리고 가야의 일부였던 비화가야의 이야기를 담았다.
백제를 대표하는 답사처는 마지막 수도인 부여다. 실제 운영되고 있는 프로그램인 '유홍준과 함께하는 부여 답사' 경로를 따라가며 백제 문화의 전성기와 최후의 장면을 그린다.
탐방은 부여에서 통일 전 신라로 이어지며 경주 시내의 고분군을 소개한다. 대릉원 일대의 고분군은 신라 마립간 시기(356~500)의 유적으로, 금관을 비롯한 화려한 부장품들이 출토된 곳이다. 기존 답사기에서 다루지 않았던 핵심 유적을 이번 '국토박물관 순례'에서 만난다. 신라의 금빛 문화를 알린 금관총을 비롯해 금령총, 서봉총 등을 둘러본다. 이어 천마총과 황남대총에서 신라 금관의 특색과 유래를 연구할 수 있었던 기반이 된 역사를 되짚는다.
마지막은 미완의 왕국 '비화가야'가 있던 창녕 지역의 풍성한 문화유산을 소개한다. 문화·정치적으로 신라에 종속된 것으로만 여겨졌던 가야의 문화를 깊이있게 설명한다. 특히 독자적이고 뛰어난 수준을 갖춘 고분 출토 유물을 사진과 함께 보여준다. 유홍준의 국토박물관 순례는 선사시대와 고대사를 다룬 1~2권을 시작으로 근현대까지 이어질 예정이다.
백승운기자 swback@yeongnam.com

백승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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