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단층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 이동하며 발생)
9·12지진 진앙지서 21㎞ 거리
작년 학계선 경주 등 동남권
'국내 지진 위험지대' 꼽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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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9월12일 국내 계기 지진 관측 이래 최대인 5.8 규모 지진(9·12 지진)이 발생했던 경주에서 30일 새벽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이번 지진 발생 위치는 9·12 지진에서 동쪽으로 21㎞ 떨어진 지점이다.
30일 오전 4시55분쯤 경북 경주시 동남동쪽 19㎞ 지점(경주시 문무대왕면)에서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이번 지진 발생 후 오전 11시까지 7차례 여진이 있었다. 지진 혹은 여진이 추가로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본진이었던 9·12 지진 전날엔 5.1 규모 지진이 먼저 발생했다. 본진 발생 이후 집계된 여진은 다음 해 8월20일까지 총 632회에 달한다.
이번 지진은 경남, 부산 등에서도 진동을 감지할 정도였다. 각 지역에서 느껴지는 흔들림의 정도를 나타내는 계기 진도는 경북이 5로, 거의 모든 사람이 흔들림을 느끼고 그릇, 창문이 깨질 수 있는 강도다. 울산은 계기 진도가 4(실내 많은 사람이 느끼고 일부는 잠에서 깰 정도), 경남·부산은 3(실내 특히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은 현저히 느끼며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 등으로 다수가 이번 지진을 느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날 오전 11시까지 소방당국에 접수된 유감 신고는 총 132건이었다. 경북이 59건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울산 45건, 대구 15건, 부산 7건 등이었다. 피해 신고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규모는 차이가 나지만 7년 사이 비슷한 양상의 지진이 두 차례 발생하면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기상청이 이날 지진의 단층운동을 초기 분석한 결과 두 단층이 단층면을 따라 수평으로 이동하는 주향이동단층 운동으로 분석됐다. 9·12 지진 분석결과도 전형적인 주향이동단층 특성을 나타냈다. 당시 지진 발생 원인은 경주 일대에 분포하는 양산단층 또는 주변 단층의 수평 이동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학계에서는 경주지역 일대 단층 특성상 강한 지진이 발생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9·12 지진 발생 원인에 대해 '내남단층'이라는 양산단층과 덕천단층 사이 활성단층을 지목하는 연구 결과를 내놓으면서다. 내남단층은 깊이 10~16㎞에 있는 소규모 단층으로, 여러 조각으로 쪼개져 복잡한 구조를 띠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 번의 지진단층 운동으로 내남단층 최대 면적이 파열되면 모멘트 규모(Mw) 5.6 지진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모멘트 규모 5.0은 제2차 세계대전 때 일본 나가사키에 투하된 핵폭탄과 에너지 양이 비슷하다. 9·12 지진을 계기로 시작된 한반도 단층구조선 조사에서 14개 활성단층의 존재가 확인되면서 경주 등 동남권은 '국내 지진 위험지대'로 꼽혔다. 관측 이래 지진이 가장 잦은 해에는 모두 경주를 중심으로 큰 지진이 발생했다. 올해는 기상 관측이 본격 시작된 1978년 이후 넷째로 지진이 잦았다. 연간 지진 횟수 1~3위는 9·12 지진과 2017년 포항 지진(규모 5.4)의 영향이 있었던 2016~2018년이다.
김형엽기자

김형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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