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투자 기업 10곳중 6곳은 재투자 안해
베트남, 멕시코, 인도 등 넥스트 차이나로 투자처 다변화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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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기업의 중국 재투자계획 여부 설문결과대구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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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기업들이 지목한 중국 경영환경 애로사항 설문 결과,대구상의 |
대구 기업들 상당수는 중국시장 투자를 많이 꺼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대했던 중국 내수시장 악화 등 경제 침체가 지속되고, 미·중 패권 경쟁에 따른 지정학적 갈등으로 현지 기업환경이 불안한 것이 주된 요인이다. 당분간 대구기업들의 탈(脫)중국화는 지속될 전망이다.
대구상공회의소가 12일 발표한 '대구지역 대 중국 투자현황과 전망 조사 (11월 중순 시행) 보고서'를 보면 중국에 투자한 지역기업 75개사의 57.4%는 향후 중국에 재투자할 계획이 없다고 답했다. '투자계획 미정'은 33.3%이고, 재투자 계획을 밝힌 기업은 9.3%에 불과했다.
특히 자동차부품과 섬유업종은 '재투자계획 의사'를 밝힌 기업이 단 한 곳도 없었다. 실제 업종별로 보면, 차부품(87.5%), 섬유(81.8%)업종은 재투자계획이 없다는 비율이 월등히 높았다.
투자계획을 정하지 않았다는 비율도 각각 12.5%, 18.2%였다.
지역 기업들은 중국의 중장기 전망이 좋지 않은 게 투자를 꺼리는 주된 이유라고 답했다.
중국내 경영환경 중 가장 큰 애로사항(중복응답)으로는 중국 내수시장 불안(34.0%)을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법적 제도적 환경미비(21.8%), 현지거래 관습·중국내 업체간 담합 등 차별(각 10.9%), 대금회수(9.6%), 해외수출거점 활용도 감소(8.3%), 자금 조달(3.2%), 기타(1.3%) 순이었다.
당초 중국 진출시 주로 기대했던 것은 중국 내수시장 개척(38.7%)이었다. 이어 원자재 및 부품조달 용이(24.0%), 생산비용절감(18.7%)였다.
중국시장 진출시 처음 염두에 뒀던 투자목적이 중국 경제부진으로 크게 퇴색되고 있는 분위기다.
이미 올해도 중국 교역에서 쓴맛을 본 지역기업들이 많다. 중국 수출부진으로 경영실적이 감소했다고 답한 기업이 55.2%에 달했다. 특히 차부품기업의 68.7%는 중국내 현대, 기아 등 완성차 업체의 부진 탓에 경영실적이 악화된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대구기업들의 중국 투자 총액(2000~2023년 6월)은 11억 8천590만달러다. 업종별로는 차부품과 기계금속이 68.3%를 차지한다. 현지 설립 해외법인은 총 690개다.
지역 기업의 전체 해외투자액 대비 중국 비중은 고작 6.2%지만, 신규 해외법인 비중은 38.6%다. 3곳중 1곳은 중국내 현지법인이다. 그만큼 지역 대다수 기업은 중국과 밀접하게 연관돼있는 셈이다.
대구상의는 "지정학적 불확실성과 중국내 여러 구조적 문제점탓에 지역기업들의 중국 투자금액이 줄어들고, 회수금액은 늘어나는 등 탈 중국화 움직임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과의 디커플링(독자노선)에 대비해 중국은 자국기업 육성 및 지원책을 강화하고, 중국 자국민 소비패턴도 국산품 소비증대, 고급재 소비로 바뀌고 있어 대구기업의 가격위주 중간재 투자 및 수출은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며 "기업들은 '넥스트 차이나'로 떠오르는 베트남, 멕시코, 인도 등 신흥시장과 북미지역으로 투자처를 다변화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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