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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일보TV

이 와중에 "서울가서 수술받을래"…문체부 간부 '전원'논란

2024-05-04 14:19

문체부 고위 공무원, 지역병원에서 서울아산병원으로 옮겨 수술 받아
지역 의료 살리기위해 정부가 의대 증원 주장한 가운데 벌어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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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중구 대학병원에 의료진이 이동하고 있다. 영남일보DB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소속 고위공무원이 뇌출혈 증세로 지역 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그 당일 서울아산병원에 내원해 수술을 받은 사실이 알려졌다. 지역 의료를 살리기 위한 목적으로 의대 증원을 주장하는 정부와 이에 반대하는 의료계의 팽팽한 대치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면서 '전원'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의료계에 따르면 문체부 소속 공무원 A씨는 지난달 21일 근무지 인근의 세종충남대병원에서 진료를 받았다. 당시 응급이나 중증 환자는 아닌 것으로 진단돼 처음 진료한 세종충남대병원은 이곳에서 수술하길 권했지만, A씨가 서울행을 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세종충남대병원의 전원 요청서에 따르면 A씨가 서울아산병원에서 수술받기를 원해 자의에 따라 전원한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관련 전문과 의료진에게 세종충남대병원에서 환자가 전원하니 최대한 빠르게 수술을 진행해 달라고 연락이 왔다. 병원 고위 관계자가 직접 조율한 것으로 안다"며 "연락 과정에서 환자가 '문체부 고위 공무원'이라고 들었다. 병원 접수 기록에 간호사가 남긴 메모도 그런 내용이었다"고 전했다.

또 관계자는 "현재 전공의 집단 이탈 이후, 서울아산병원에선 신규 환자의 경우 수술은 물론 외래진료조차 받기 어렵고 응급실 진료 대기도 많다"며 "(이런) 절차를 건너뛰고 바로 수술을 잡아 진행했다. 통상적인 상황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그간 정부의 의대 정원 증원 방침을 반대하며 강경 발언을 이어온 노환규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관련 사태에 "마땅한 처벌"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노 전 의협회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다른 상황도 아니고, 의료진이 녹초가 되고 병원이 초토화되는 상황에서 응급상황도 아니고 어려운 수술도 아닌 치료를 위해 권력을 사용하다니"라며 "이런 부탁을 하는 공무원이 이 사람 하나뿐이겠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좋은 병원, 좋은 의료진을 찾는 것과 어쩌면 권력을 휘두르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지만 "이성으로 억제되어야 한다"라고도 덧붙였다. 또 이번 사태를 빗대어 "지방 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정책을 의사들이 신뢰하지 못하는 이유"라고 비꼬았다.

정치권에서도 해당 간부를 즉각 해임하라는 목소리가 들린다.

개혁신당 허은아 당대표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의료대란으로 국민은 큰 고통을 겪고 있는데, '높은 분'들은 국소마취로 30분 정도면 끝나는 간단한 수술마저 기어이 서울에서 받겠다고 권력을 이용하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장윤아기자 baneulha@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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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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