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40605010000616

영남일보TV

'환경 분야 세계 석학' 이회성 전 IPCC 의장, "기후변화는 '지옥행 고속도' 아닌, 한국이 앞설 기회다"

2024-06-07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바로 지금이 한국이 기후 변화 대응에 있어 새 글로벌 질서를 정립할 수 있는 적기입니다."

 

환경 분야 세계적 석학인 이회성(79) 전 IPCC(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의장이 지난 4일 기상청이 대구정책연구원에서 개최한 간담회 참석차 대구에 왔다. 'IPCC AR6(6차 평가보고서) 보고서의 이해와 확산'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영남일보 취재진은 이날 간담회 후 이 전 의장을 직접 만났다. 그는 "기후 변화는 '지옥으로 가는 고속도로'가 아니다. 오히려 한국이 앞서나갈 기회"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가 7년여간 진두지휘했던 IPCC는 기후 변화 현황 및 위험성을 평가하는 국제기구다. 전 세계 195개국을 회원으로 두고 있고, 5~7년 간격으로 평가보고서를 발간한다. 보고서 내용은 각국 정책 방향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 이 전 의장은 2015년 10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IPCC 의장(제6대)을 맡아 6차 보고서 작성·승인을 주도했다.

 

그는 "향후 탄소중립의 성패는 철강·시멘트·석유화학의 무탄소화를 누가 먼저 이루느냐에 달렸다. 무탄소 인프라 투자가 압도적으로 이어질 것은 자명하다. 중화학 분야의 세계적 리더인 한국은 수소 등 신기술을 접목하면 향후 펼쳐질 '무탄소 시대'에서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역설했다.

 

미국·유럽이 주도하는 친환경 규제에 대한 적극적 대응도 주문했다. "특히 유럽이 탄소세 등 벌금을 매기는 건 매우 불합리하다. 현재 기후 변화를 야기한 책임이 있어서다. 오히려 자금·기술을 풀어 글로벌적 대응을 지원해야 한다. 기술력이 있고, 산업정책 수립에서 가장 앞선 한국이 그들의 기준에 종속돼선 안 된다. 그들이 말하는 기준보다 앞설 수 있는 우리가 (친환경 규제) 논의를 주도해야 한다."

 

기후변화 관련 평가 국제기구

2015년부터 7년여 진두지휘

 

"앞으로 탄소중립의 성패는

철강·석유화학 등 무탄소화

누가 먼저 이루느냐에 달려

중화학분야 세계 리더 한국

수소 등 신기술을 접목하면

'무탄소시대'도 주도권 쥘 것"

 

포항 영일만 석유·가스 관련

일부 '친환경 흐름 역행' 지적

"무탄소 달성엔 영향없어" 진단

이 전 의장은 산업통상자원부·대한상공회의소가 출범한 '무탄소 연합'의 초대 회장을 맡고 있다. '무탄소'는 재생에너지에만 얽매이지 않고, 원자력·수소·바이오 등도 포괄한다. 지난달 말 정부가 발표한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대형 원전 최대 3기, 소형모듈원자로(SMR) 1기 신설이 담긴 근거가 바로 이 무탄소 개념이다.

 

그는 "IPCC 검증 결과,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에서 전력과 비전력 무탄소화는 1대 1 비중이다. 철강·시멘트 등은 비전력 부문에 해당한다. 전력 부문에선 재생에너지가 소화할 수 있는 양이 70%다. 나머지 30%는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게 원자력, 수소 등이다"고 했다.

 

포항 영일만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천연가스가 매장돼 있을 가능성이 크다는 정부 발표에 대해 '친환경 흐름에 역행한다'는 일부 지적이 나온 것에 대해선 "무탄소 달성엔 영향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는 "LNG(액화천연가스)는 무탄소 실현의 징검다리 연료다. 이를 활용할 때 발생하는 온실가스만 잡아내면 무탄소에 부응한다. 탄소 포집 및 활용 기술도 우린 이미 갖추고 있다"고 했다. 

 

이회성 전 의장은 끝으로 "AR5(5차 보고서)에서 기후 변화의 범인을 '인간 활동'으로 규정했다. 2015년 파리협정에서 지구 온도 상승을 (산업화 시기 대비) 1.5℃ 이하로 제한하는 데 노력할 것을 합의했다"며 "하지만 1.5℃ 이상 상승은 피할 수 없다. 6차 보고서는 이를 받아들이고, 적응하되 2℃ 이상 상승까지 가지 않도록 대응할 것을 주문한다. 앞으로 10년, 단기 기후 행동의 실천과 확산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글=최시웅·사진=박지현기자

기자 이미지

최시웅

기사 전체보기
기자 이미지

박지현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경제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