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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칼럼] 2024파리올림픽 단상

2024-06-17

[월요칼럼] 2024파리올림픽 단상
장준영 논설위원

200개 국 이상이 참여하는 하계올림픽은 지구촌 최대 축제로 불린다. 기준기록을 통과하거나 치열한 예선을 거친 참가자들은 갈고닦은 기량을 뽐내며 메달을 향한 투지를 불태우게 된다. 시상대에 오른다는 것은 개인과 국가 모두에 영광이다. 흘린 땀과 눈물에 대한 보상이고 자국민에게 자긍심을 심어주는 일이기도 하다. 정비례한다고 단언할 수는 없으나, 대체로 선진국일수록 스포츠 강국이다. 세계적인 선수나 팀을 육성하는 데는 개인의 자질 및 노력과 함께 정책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듣기 좋은 소리로 '참가하는 데 의의가 있다'고들 하지만, 입상에 대한 기대감이나 욕심을 접은 채 출전하는 선수는 없다. 종목별로 세계 최고 수준의 반열에 오르려면 생각보다 혹독한 고통과 절제의 시간을 견뎌내야 가능하다. 그저 얻는 명예와 영광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

2024파리올림픽 개막이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우리나라가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것은 1948년 런던대회. 당시 선수 50명과 임원 17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은 복싱과 역도에서 각각 동메달을 획득, 첫 출전에서 32위를 기록하며 주목을 받았다. 1976년 캐나다 몬트리올올림픽 때는 양정모 선수가 레슬링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엄청난 감동을 선사했고, 여자 배구는 동메달을 수확해 단체종목 첫 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제5공화국으로 접어들면서 정치적·사회적 이유 등으로 엘리트체육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확대되면서 1984년 LA올림픽에서 사상 첫 톱10에 진입, 차기 개최국의 위상을 높였다. 88서울올림픽에서는 477명의 선수들이 금메달 12개 등을 따내며 4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후 2016 리우올림픽 때까지 7개 대회에서도 204~312명의 선수들이 5~12위에 해당하는 성적을 거두며 스포츠 강국의 이미지를 다져왔다.

그런데 코로나로 개막이 1년 연기돼 2021년 개최된 32회 도쿄올림픽 때부터 그림자가 드리워지기 시작했다. 232명이 출전한 이 대회에서는 금메달 6개 등으로 16위에 머물렀다. 금메달 내역도 양궁 4개·펜싱 1개·체조 1개로 종목 편중이 극심했다. 과거 엘리트출신 체육인들은 착잡한 분석과 우울한 전망을 내놨다. 전문체육의 약화가 메달 및 순위 경쟁에 그대로 반영되면서 하향 평준화가 고착되고 있다는 것이다. 정책적 변화가 없는 한 이런 추세는 계속돼 그리 멀지 않은 장래에 스포츠 변방으로 밀려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전문체육이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여건을 서둘러 마련하지 않으면 올림픽이든, 세계선수권이든 굵직한 대회에서 우리 선수들을 볼 가능성은 점점 희박해진다.

이 같은 우려는 당장 파리올림픽 참가선수 규모에서도 짐작된다. 현재로선 최대 160명 정도로 전망된다. 50명이었던 1976년 몬트리올대회 이후 최소 규모다. 직접적인 원인은 출전선수가 많은 단체 구기종목의 대거 몰락이다. 여자 핸드볼이 유일하게 출전티켓을 따내 최악의 상황은 면했다. 남녀 양궁을 비롯해 우상혁(높이뛰기)·황선우(수영)·안세영(배드민턴) 등의 기대주들이 있어 그나마 다행이다. 스포츠에서 '아무나 이겨라' 따위의 마음가짐으로는 어떤 감동도 받기 어렵다. 그냥 무덤덤하게 보는 것보다 목청껏 응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연결고리가 있는 게 훨씬 낫다. 태극전사들이 연출하는 휴먼드라마는 계속돼야 한다.장준영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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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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