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주력업 '대체로 맑음'
2차전지·車·기계·섬유업종
유럽 등 수출호재 회복 전망
반도체 수출 전년比 18% 상승
건설은 수주 난항에 '먹구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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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하반기 반도체 업종은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관련 제품 출시, 정보기술(IT) 전방 수요 증가, 메모리 가격 상승세로 경기가 크게 호전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대구경북지역 산업과 연관된 2차전지, 자동차, 기계, 섬유 업종도 수출상승을 통해 상반기 대비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됐다. 건설업은 민간사업 부진으로 여전히 먹구름이 낄 것으로 예상됐다.
▶반도체는 '화창'
대한상공회의소는 24일 11개 주요 업종별 협회·단체와 실시한 '2024년 하반기 산업 기상도 전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반도체 산업은 주요 업종 중 유일하게 '맑음'(매우 좋음)으로 전망됐다.
이 자료를 보면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주도하는 올 하반기 반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17.7% 성장한 652억달러(90조6천900억원), 연간 기준으론 29.8% 성장한 1천280억달러(178조원) 수준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됐다. 작년에 축소됐던 반도체 생산량이 AI 제품 출시 등에 힘입어 크게 회복될 것으로 본 것.
투자심리도 점차 회복세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글로벌 반도체 설비투자는 전년 대비 2.0% 증가한 1천751억달러(243조5천600억원)로 전망됐다. 국내에서도 용인·평택 등 반도체클러스터를 중심으로 투자가 확대될 전망이다.
▶자동차, 2차전지는 '다소 맑음'
대구경북지역 차부품 성장세와 밀접한 자동차 업종은 올 하반기 금리인하로 인한 유럽 시장 수요 정상화, 북미 시장의 견조한 성장세, 친환경 신차 수출 등이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올 하반기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2% 증가한 140만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내수는 높은 가계부채와 할부 금리 등이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전년 동기 대비 0.9% 감소한 84만대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생산은 수출물량 증가에 힘입어 1.6% 증가한 208만대로 예측됐다.
2차전지는 올 하반기부터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신차 출시 및 미국의 대중 전기차·배터리 관세 부과에 따른 반사이익으로 배터리 출하량이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올 상반기엔 큰 시련기를 보냈다. 전기차 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OEM) 업체들의 재고조정, 생산계획 연기 등이 배터리 기업의 생산축소로 이어져서다.
일반기계산업은 주요국 및 신흥국 정부 주도의 인프라 투자와 반도체 경기 회복에 따른 설비 투자 증가로 견고한 상승 흐름이 예상된다. 다만 중국의 내수 중심 및 자국 기업 우선주의 정책에 따라 대중 수출 둔화 확대는 물론 중국의 전 세계 수출 증가율 증가가 우려된다.
디스플레이 업종은 하반기 AI 기술이 적용된 스마트폰과 IT 기기 출시 확대로 호조세를 띨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이 강점을 가진 '투 스택 탠덤' 'LTPO' 등 고부가가치 기술이 적용된 태블릿·노트북 제품 출시가 확대되면서 하반기 수출 및 생산 확대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기업의 LCD 패널 공급 과잉 지속 및 미·중 무역분쟁 등 시장 여건 불확실성 확대는 하반기 가장 큰 위험 요소로 남아 있다.
섬유패션업종의 경우, 국내외 금리인하 기조에 따른 소비재 수요 증가가 예상된다. 이는 아세안 지역 소재 수출 및 한류 붐 지역의 의류 수출 증가로 이어질 공산이 크다. 5세대 이동통신(5G) 및 전기차 수요 급증에 따른 케이블 호황으로 아라미드 등 고부가가치 산업용 소재의 수출 증가도 기대된다.
▶철강·석유화학, 건설은 먹구름
철강·석유화학 업종은 중국발 공급과잉으로 고전이 예상된다.
특히 올 하반기 미국의 중국 철강 고관세 부과 시행, 미국 대선 등이 예정돼 있다. 중국산 저가 제품이 한국에 물밀 듯이 유입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아울러 인도의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철강 수요 증가, 러시아 제재 강화 등으로 철광석, 원료탄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건설산업도 상황이 좋지 않다. 석유화학업종도 중국의 대규모 소비촉진정책으로 수요는 어느 정도 회복되겠지만 중국발 과잉공급으로 실질적인 업계 호황을 누리긴 힘들 전망이다.
경기 선행지표인 건설수주액은 올해 4월 누계 기준 49조3천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6% 감소했다. 발주자별로 보면 민간 부문 수주가 전년 동기 대비 20.7%로 크게 감소했다. 대구의 경우 지난 4월 건설수주액이 1천532억원으로 1년 전 대비 43.4%나 줄었다. 민간 수주도 37.4% 감소했다. 고금리 및 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조정으로 자금 조달에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어 민간 건설 수주는 난항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수경기자 justone@yeongnam.com

최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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