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반효진 큰 미래위해
학업과 훈련 방해하지 않고
성장 위한 체계적 관리
미래를 위한 철저한 지원
정신적·신체적 건강 중요
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
고교생 명사수 반효진의 금메달 소식에 대한민국이 들썩였다. 중학교 2학년에 처음 총을 잡고 3년 만에 이룬 쾌거에 놀랐다. 만 16세 10개월의 최연소 금메달리스트,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 레슬링 양정모 선수 이후 100번째 금메달 수상자라는 사실에 환호했다. 중국 선수와 결승 슛오프에서 0.1점 차로 승리할 때는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
올림픽을 마치고 반 선수는 8월11일 대구체육고 기숙사로 돌아왔다. 친구들은 예쁘게 꾸민 방에서 깜짝 축하 파티를 열었다. 고등학생으로 돌아온 반 선수는 떡볶이, 치킨, 마라탕 등을 내놓고 친구들과 이야기꽃을 피웠다. 12일 교육감, 학교장, 학부모 등이 참여하는 공식 환영식에서 반 선수를 축하하고, 기쁨을 함께 나누었다.
대구시교육청 인재육성장학재단, 대구시장, 대구체육회, 동구청장, 한국 중·고 사격연맹 등 다양한 기관, 단체로부터 격려금과 장학금을 받았다. 반 선수 어머니가 근무하는 회사의 장학금도 받았다. 여러 언론과 인터뷰를 했다. 예능 방송에도 출연했다. 대구 동구 홍보대사로 위촉되고, 2024 MBN 여성스포츠대상 7·8월 최우수선수상(MVP)도 받았다.
그런 일정을 소화하면서 국내 사격대회에 출전했다. 춘천시장배 전국 사격대회 여고부 개인 3위, 단체 1위, 봉황기 전국사격대회 여고부 개인과 단체 2위에 입상했다. 단체전 후 팀원들에게 미안함을 표했다. 올림픽 이후 반 선수는 연습 시간이 부족했지만, 반 선수의 경기력이나 의지는 대단했다. 메달리스트다운 정신력을 보여주었다.
그런데, 반 선수의 성공 뒤에는 걱정할 일도 있다. 어린 선수의 조기 성공 경험은 심리적 스트레스, 신체적 부상을 일으킬 수도 있다. 스포츠 심리학자 Daniel Gould는 Gould et al.(2006)에서 어린 선수가 조기에 성공할 경우, 높은 기대와 압박감이 심리적 스트레스와 불안을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운동과학자 Avery D. Faigenbaum는 Faigenbaum et al.(2009)에서 신체적 부상과 과(過)훈련 증후군의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음을 강조했다.
반효진 선수 역시 이미 고관절 인대 부상, 무릎에 물이 차는 증상, 허리 통증을 경험했다. 축하의 시간이 지나면 정신적, 신체적, 정서적으로 불편함을 호소할 수도 있다. 그런데, 성인 선수처럼 전문적, 과학적, 체계적 관리를 받을 형편이 아니다. 반효진은 아직 학생이기 때문이다. 수업과 연습을 병행해야 하고, 학교가 훈련 일정을 관리해야 한다. 학교는 선수와 협의하여 최선의 지원을 하고 있지만, 분야별 전담 지원팀은 없다. 전문 에이전시도 없다. 물론 반효진 선수의 강인한 의지와 정신력으로 충분히 극복해 낼 것이지만 걱정이다.
반효진은 선수로서 우리에게 큰 기쁨을 주었다. 이제 우리가 반효진을 도와야 한다. 반효진의 선수 여정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 더 큰 미래를 위해서 학업과 훈련을 방해하지 않아야 한다. 체계적으로 일정을 관리해야 한다. 전문가가 신체적, 정신적인 면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과학적 훈련과 의학적 지원도 필요하다. 반 선수가 젊은이들에게 보낸 희망의 메시지가 지속될 수 있도록 각별히 보살펴야 한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반 선수를 잘 지도해 준 대구체육고에 박수를 보내며, 그녀의 꿈을 이루기 위해 더 힘을 모아주길 기대한다.
이를 통해 반효진 선수의 목표인 아시안게임 금메달, 올림픽 금메달, 세계 선수권 금메달을 달성하면 좋겠다. 더 나아가 인간 반효진의 건강한 성장을 보고 싶다. 한국스포츠 사에 남을 반 선수의 쾌거를 오래 기억하고 싶다.박정곤 대구행복한미래재단 상임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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