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뉴질랜드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 격상 속도

윤석열 대통령과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우리나라가 뉴질랜드와 외교 관계를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로 격상하는 데 속도를 낸다. 윤석열 대통령은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크리스토퍼 럭슨 뉴질랜드 총리와 정상회담을 갖고 외교관계 격상 등 양국 교류·협력을 확대하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럭슨 총리의 방한은 지난해 11월 취임 이후 처음이다. 뉴질랜드 총리가 양자 회담을 위해 우리나라를 방문한 것은 2015년 3월 이후 9년 만이다. 윤 대통령과 럭슨 총리는 회담에서 양국 간 긴밀한 유대를 인식하면서 △무역 및 경제 협력 △과학·교육 및 인적 교류 협력 △국방 및 안보 협력 △지역 및 국제 협력 분야에서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양국은 2006년 '21세기동반자관계'를 체결한 상황에서 한층 높은 포괄적전략동반자관계로 격상하는 데도 속도를 내기로 했다.

특히 두 정상은 외교 안보 분야에 대해서도 의견을 같이했다. 두 정상은 북한의 지속적인 핵·미사일 개발과 러시아-북한의 군사 협력을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비핵화와 북한 내 인권 증진을 위해 협력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럭스 총리는 우리 정부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과 비핵화된 자유·평화·번영의 통일 한반도를 이룩하기 위한 '8·15 통일 독트린'에 대해서도 지지를 표명했다. 윤 대통령은 뉴질랜드가 북한의 유엔 제재 회피에 대한 감시·보고를 충실히 이행하고 유엔군 사령부 회원국으로 기여하는 등 한반도 평화와 안보 증진을 위해 협력해 온 점을 높이 평가하기도 했다.

경제 분야에서 두 정상은 내년이 한국-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10주년임을 고려해 한-뉴질랜드 FTA의 개선 가능성도 모색하기로 했다. 또 국제 및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한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기 위해 외교부 정책협의회와 경제공동위원회 등을 통한 고위급 대화를 활성화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 경제 안보 분야에 대한 정례적인 '양자 경제안보대화'를 출범하기로 했다. 과학·교육 및 인적 교류 협력 분야의 경우 민간 주도 우주산업을 함께 육성하고 자연재해 대응을 위해 국가재난관리기관 간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키로 했다. 럭슨 총리는 내년 경주에서 열릴 예정인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의 성공을 기원했다. 대통령실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가치를 공유하는 유사 입장국으로서 역내와 국제무대에서의 긴밀한 협력 강화 의지를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정재훈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