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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나를 알리는 '향'의 세계(1)나만의 특별한 가치 향으로 드러내다

2024-09-20

[위클리포유 커버 스토리] 나를 알리는 향의 세계(1)나만의 특별한 가치 향으로 드러내다
〈게티이미지뱅크〉 그래픽=장수현기자

향수는 단순한 향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감정과 기억을 자극하는 매력적인 역할을 해 오늘날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아이템이다. 향수의 세계는 문명과 과학, 패션이 만나는 지점에서 탄생한 복합적인 영역으로 우리의 일상에 깊숙이 스며들어 있다. 인류가 최초로 사용한 화장품인 향수는 고대 문명에서 시작해 중세 귀족사회, 산업혁명, 20세기 패션시장을 거쳐 꾸준히 발전해 왔다. 최근엔 고유의 향기를 찾는 니치향수 유행으로 국내 향수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역사, 제조 및 종류, 최신 트렌드 등 향수의 모든 것을 들여다봤다.

고대인 제사 지낼 때 신과 매개물로 사용한 것이 향수 시초
몸을 청결히 한 후 향기나는 나뭇가지를 태워 몸에 발라
16세기말 그리스 본격 향료사업…향수가 귀족 전유물로
19세기 산업혁명으로 합성원료 등장하며 '향수 대중화'

◆제사에서 패션 아이템까지 '5천년 역사'

향수(Perfume)는 라틴어 'Per Fumum'의 '연기를 통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역사는 기원전 3천년경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문명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고대인들은 신에게 제사를 지낼 때 몸을 청결히 하고, 향기가 풍기는 나뭇가지를 태우고, 향나무잎으로 즙을 내 몸에 발랐다. 향수가 신과의 교감을 위한 매개체로 사용된 것. 이후 그리스와 로마 등지로도 퍼져 귀족계급의 기호품이 됐다. 한국에서도 오래 전에 보급됐는데 372년에 고구려의 승려가, 382년 백제의 승려가 각각 중국에 파견됐다가 돌아오면서 향료도 함께 수입했다고 한다.

근대적 의미의 향수가 등장한 건 14세기경 '헝가리 워터'(Hungary Water)가 발명되면서다. 헝가리의 왕비 엘리자베스를 위해 제조된 최초의 알코올 향수로 오늘날 '오 드 투왈렛'과 가장 유사하다. 알코올은 휘발성향을 오래 유지할 뿐만 아니라 원료로만 머물렀던 향료를 '향수'라는 개념으로 끌어올렸다. 당시 70세였던 엘리자베스 여왕이 헝가리 워터로 25세의 폴란드 국왕에 구혼 받은 일화는 유명하다.

16세기 말 그리스는 본격적으로 향료사업에 뛰어들었다. 향기 나는 장갑, 모자, 벨트 등 향료가 섞인 제품을 유행시켰다. 이때 향을 사랑한 프랑스 루이 14세가 향료와 향수를 산업으로 크게 발전시켰다. 향수 제조기술이 정교화됐으며 향수는 귀족과 왕족들 사이에서 필수적인 액세서리로 자리 잡았다. 여성들은 향냥이라는 향주머니를 즐겨 차고 다녔다. 파리에는 수많은 향료와 화장품 전문점이 문을 열기 시작했다.

19세기엔 산업혁명으로 다양한 제조 방법이 나오고 대량생산이 이뤄지면서 마침내 향수가 대중화됐다. 이전까진 천연향료만을 사용해 귀족계급의 전유물로 여겨졌으나 합성원료가 등장하면서 서민들까지도 즐겨 쓰게 된 것이다. 20세기, 패션과의 만남으로 향수시장은 전성기를 맞았다. 샤넬과 조향사 어네스트보우가 만든 '샤넬 NO.5'가 시동을 걸었다. 모스크바 화학자인 어네스트보우는 패션의 불필요한 요소를 없앤 'Less is More(덜함은 더함이다)'라는 샤넬만의 독특한 패션 스타일과 실루엣 컬러 등을 합성향료 수종의 알데히드를 조합해 기존에 없던 새로운 향을 만들었다. 이때부터 향수는 유명 디자이너들에 의해 패션 산업에 도입되고 디자이너나 유명인의 이름을 딴 브랜드가 널리 퍼졌다. 샤넬, 랑뱅, 지방시, 이브 생 로랑 등이 대표적이다.
조현희기자 hyunhee@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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