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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성] 명절 단상

2024-09-20

"이렇게 많은 사람이 몰린 것은 처음 봤습니다." 추석 연휴 첫날 인천공항에 출근한 한 항공사 승무원이 전한 이야기다. 그러면서 그때 시간이 새벽 6시였다고 강조했다. 인파가 몰리다 보니 항공사 직원들도 주차할 곳을 찾지 못해 상당수가 대중교통을 이용했다고 덧붙였다. 인천국제공항공사에 따르면 이번 추석 연휴 인천공항 이용객은 하루 평균 20만1천명으로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인구 10만명 수준인 영주시와 영천시 시민 모두가 한 명도 빠짐없이 몰려온 숫자보다 많다.

추석 연휴가 명절이 아닌 것처럼 된 지는 꽤 오래됐다. 일주일 전에 성묘나 차례를 지내고 추석에는 연례행사처럼 해외나 국내 여행을 가는 것이 낯설지 않다. 오히려 여행을 가지 못하는 것이 이상할 정도다. 아예 차례를 지내지 않는 가정도 많다. 일부에서는 이래서야 명절의 의미가 있느냐며 연휴 제도를 없애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명절의 달라진 모습 중의 하나가 남자들의 가사 참여도가 크게 높아졌다는 점이다. 전을 부치고 설거지를 하는 일에 젊은 남자들이 앞치마를 두르고 당연한 듯 나선다. 그리 보기 싫은 풍경은 아니다. 또 하나 변화하는 것은 여성 중심사회로의 이동이라는 지적이다. 명절에 소위 본가로 가는 것보다 친정으로 향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다. 모계사회로 회귀한다는 분석이 나올 정도다.

예전부터 기성세대는 "요즘 젊은 사람들 큰일이야"라는 걱정을 해왔다. 하지만 걱정을 무색하게 사회는 발전을 멈추지 않았고 시대 상황에 맞춰 삶의 모습도 진화했다. 세상은 앞으로 살아갈 젊은이들이 만들어 간다. 그들을 믿는다.

남정현 중부지역본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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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정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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