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량기 고장으로 비용 청구 안된 가구 2만1천539가구, 12.1% 차지
계량기를 망가뜨린 가구, 지난해 29가구서 올해 82가구로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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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겨울 계량기 문제로 난방비를 단 한 푼도 안 낸 아파트가 2만1천여 가구에 이르는 것으로 드러났다.
20일 국토교통부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연희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1개월 이상 난방비가 0원이었던 아파트는 총 17만7천391가구였다.
이는 해당 가구가 속한 아파트 단지 총 237만4천375세대의 7.5%를 차지하는 규모다.
난방비 0원 가구 중 실제 난방을 사용하지 않은 곳은 12만2천986가구로 69.3%를 차지했다.
빈집은 3만1천706가구(17.9%), 장기간 집을 비운 곳은 5천664가구(3.2%)였다.
난방비가 발생하지 않은 원인을 알 수 없어 '기타'로 분류된 가구도 5천414가구(3.1%) 있었다.
문제는 사람이 살면서 난방을 했는데도 난방비가 전혀 나오지 않은 가구다.
계량기 고장으로 비용이 청구되지 않은 가구가 2만1천539가구로, 난방비 0원 가구의 12.1%였다.
계랑기 고장으로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은 가구는 2022년 조사에서 2만6천71가구, 지난해 조사에서 2만7천265가구였으나, 1년 새 5천726가구(21%) 줄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난방비 부과 현황 조사가 반복되자, 계량기 점검을 좀 더 철저하게 하면서 고장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 사이 난방비가 부과되지 않도록 고의로 계량기를 훼손한 사례는 급증했다.
계량기를 망가뜨린 '양심 불량 가구'는 2022년 조사에서 17가구, 지난해 29가구였지만 올해 82가구로 훌쩍 늘었다. 이들 가구는 경찰에 고발되거나, 같은 아파트 동에서 가장 많은 난방비가 부과되는 등의 조처를 받는다.
지역별로는 전체 계량기 고장 가구의 66.1%를 차지하며 경기(1만4천242가구)에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서울(2천371가구), 인천(1천665가구)이 뒤를 이었다.
계량기 고의 훼손의 경우 전체 82건 중 72건이 경기에서 발생했다.
난방비 0원 아파트 문제는 2014년 '난방 열사'로 불린 배우 김부선 씨에 의해 이슈가 됐고 이후 국토부는 매년 겨울철 난방비 부과 현황을 조사하고 있다.
김종윤기자 bell08@yeongnam.com

김종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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