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부인과 전문의 16명 증가에 그쳐…출산·여성 건강 위협
내년 의대 정원 증원에도 불구 수도권 집중은 계속
5년간 수도권 전문의 8천 명 증가…비수도권은 3천 명
대구 중구 경북대병원 응급실 앞으로 의료진과 환자가 이동하고 있다.영남일보 DB |
최근 5년간 수도권과 비수도권 간의 전문의 수 격차가 갈수록 심화되면서, 지역 의료 서비스 불균형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대구경북지역은 전문의 인력 증가 폭이 수도권에 비해 현저히 낮아 지역 의료 환경에 심각한 위기감이 감지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보윤 의원(국민의힘)이 보건복지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 7월까지 수도권 지역 전문의는 8천623명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은 2천938명 느는데 그쳤다. 수도권 증가 폭이 비수도권의 약 3배에 달하는 셈이다.
특히 산부인과 전문의 수에서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는 더욱 심각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에서는 산부인과 전문의가 272명 증가했지만, 비수도권에선 고작 16명만 늘어나는 데 그쳤다.
대구는 21명 늘었고, 경북은 19명 감소해 대구경북지역 순 증가분은 2명이었다.
이는 산부인과 진료에 필수적인 의료 인력 대다수가 수도권에 포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다.
5년여간 증가한 전문의는 대구 586명, 경북 55명에 불과했다. 같은 기간 서울은 3천932명, 경기도는 3천933명이 늘었다.
이 같은 수도권 집중 현상은 내과, 외과 등 다른 진료 과목에서도 마찬가지로 나타났다. 내과 전문의는 수도권에서 1천811명 증가한 반면, 비수도권에서는 902명이 늘었다. 외과 전문의 역시 수도권에서는 457명이 증가했으나, 비수도권에서는 84명 증가에 그쳤다.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는 시군구는 경북의 경우 의성군, 청송군, 영양군, 영덕군, 청도군, 성주군, 칠곡군, 예천군, 봉화군, 울릉군 등 10곳에 달했고 대구도 서구, 달성군, 군위군 등 3곳에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없었다.
전국 시군구 중 14곳에는 소아청소년과가 없었고, 3곳은 내과전문의가 없었다. 이 중 경북 영앙군, 경북 울릉군은 소아청소년과도 내과도 없어 심각한 의료 격차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 의원은 "전문의가 수도권에 편중되면서 지방 의료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다"며 "이러한 현상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지역 간 의료 서비스 격차가 심화 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산부인과 전문의 부족은 지방에서 출산과 여성 건강 관리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구경북 의료계에서도 이러한 문제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대구 A상급종합병원 관계자는 "산부인과를 비롯한 필수 진료과목의 전문의 부족 현상이 심각해지면서, 진료 대기 시간 증가와 의료 서비스의 질 저하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산부인과 전문의 강형옥 대구시의사회 기획이사는 "내년에 의대 정원이 늘어나도 수도권 편중 현상은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라며 "광역 지자체가 정부와 협력해 전문의 인력 확충을 위한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다소 아쉬운 점이 있다. 보다 현실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강승규기자 kang@yeongnam.com
강승규
의료와 달성군을 맡고 있습니다. 정확하고 깊게 전달 하겠습니다.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