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닫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밴드
  • 네이버
    블로그

https://m.yeongnam.com/view.php?key=20240928010003442

영남일보TV

[월요칼럼] 寄附(기부) 對(대) 讓與(양여) 방식의 리스크

2024-09-30

[월요칼럼] 寄附(기부) 對(대) 讓與(양여) 방식의 리스크
김진욱 논설위원

대구경북통합신공항을 '기부 대 양여(寄附 對 讓與)' 방식으로 건설키로 한 이후 필자가 많이 들었던 우려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난개발, 또 다른 하나는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다. 군부대 이전 때 적용되는 기부 대 양여 방식의 리스크 때문이다. 기부 대 양여란 사업자가 옮겨갈 곳에 부대를 먼저 지은 후, 현 부대 후적지를 개발해 얻는 이익으로 선투자한 자금과 수익까지 회수하는 방식이다. 사업자의 수익을 보장해 주려다 보면 후적지가 난개발될 수도 있다. 또 사업성이 없으면 민간기업은 참여하지 않는다.

군위의성에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TK통합신공항을 건설하면 후적지, 즉 현 대구의 K2 공군기지 개발 이익을 높이려고 아파트나 상가 위주로 분양하면 난개발된다는 게 첫 번째 우려였다. 하지만 대구시가 K2 후적지 개발 방향으로 '미래 50년을 선도할 가치 창출'로 잡으면서 난개발에 대한 우려는 수그러들었다.

2~3년 전부터는 신공항 건설을 위한 민관공동 SPC(특수목적법인)에 참여할 민간 건설업체가 없을 것이란 말이 들렸다. 대구의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넘쳐나면서 나온 우려다. 후적지 개발로 수익을 올리려면 아파트를 분양해야 하는데, 대구에서는 아파트 분양 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분석에 근거한다. 7월 말 현재 대구의 미분양 물량은 1만 70가구다. 숨겨진 미분양이 1만 가구, 내년 말까지 분양될 물량이 1만5천여 가구, 사업승인을 받아 향후 분양될 물량도 2만 가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대구의 시장 규모로 볼 때 공급과잉이 분명하다.

K2 후적지 개발의 사업성을 확신하는 사업자가 없을 만하다.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을 것이란 우려는 현실이 됐다. 대구의 의지와 상관없이 대구를 바라보는 외부의 시각을 보여주는 것이다. 사업 참여서가 아니라 제안서를 제출한 대우건설 컨소시엄사의 요구 사항에서도 대구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건설업계의 시각을 볼 수 있다. 대우 컨소시엄은 후적지 개발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생기면 대구시가 책임져 달라고 요구했다. 물론 대구시는 거부했다. 대구시는 연말까지 공영개발방식을 포함해 최적의 신공항 사업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대구시가 직접 시행하는 공영개발방식으로 하더라도 기부 대 양여 방식인 만큼 후적지를 개발해 이익을 올려야 한다.

그런데 지금 대구에서는 기부 대 양여 방식으로 제2작전사령부, 50사단, 5군수지원사령부 등의 군부대 이전도 추진 중이다. 오래전 대구 달서구에 있었던 옛 50사단 부지와 수성구의 옛 국군대구병원 부지는 지금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변해 있다. 그래서 이전하려는 군부대 후적지에도 많든 적든 아파트가 들어설 것으로 보는 사람이 제법 있다.

그렇다면 군부대 이전 사업에는 민간사업자가 나타날 수 있을 까. 군부대 후적지 개발 카드가 K2 후적지 개발에 악재가 되지는 않을까. 대구사회는 신공항 건설사업에 민간사업자가 나타나지 않은 현실을 심각하게 받아 들여야 한다. 대구의 현 경제 상황이 K2 후적지 와 제2 작전사령부 등 군부대 후적지를 동시에 개발해 성공시킬 수 있을 지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기부 대 양여 방식의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 상황에서 대구사회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이 뭔지 함께 고민해야 할 때다.

김진욱 논설위원

기자 이미지

김진욱 기자

기사 전체보기

영남일보(www.yeongnam.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오피니언 인기기사

영남일보TV

부동산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