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산업용 9.7% 올라
작년 한차례 인상후 11개월만
제품가격 반영 못해 이익 감소
영세제조업 맞춤 지원책 필요
한국전력은 24일부터 산업용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평균 16.1원(9.7%) 인상한다. 이번 인상분에는 영세중소기업이 주로 사용하는 산업용(갑)도 포함돼 ㎾h당 8.5원(5.2%) 인상된다. 전기사용량이 많은 대기업들이 적용대상인 산업용(을) 전기요금은 10.2% 오른다.
전기요금 인상으로 수출 중심 제조업체는 원가 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반영하지 못한 채 영업이익 감소로 이어지는 이중고에 적잖이 시달릴 것으로 보인다.
대구 염색산업단지 입주기업인 염색가공 중견기업 A사의 경우, 한달 평균 전기요금은 5천만원 선이다. A사는 산업용(을) 전기요금을 적용받는 기업이다. 이번 인상으로 전기요금 부담이 10.2%나 늘어나게 돼 총 요금은 5천500만원선이 될 전망이다.
문제는 작년 11월에 이어 11개월 만에 요금인상이 또다시 이뤄졌다는 점이다. 2년 새 전기요금 부담이 20% 더 늘어난 셈이다. 작년 초와 비교하면 이미 경부하 전기 11.8%, 중간부하 9.8%, 최대부하 6.8%씩 요금부담이 커졌다.
A사 대표는 "우리 같은 수출기업은 해외시장에서 베트남·중국 제품과 경쟁하고 있어 원가인상분을 제품가격에 바로 반영할 수 없다. 가격 경쟁력에서 밀리면 주문량이 바로 줄 수밖에 없는데 전기요금은 급등한 반면, 영업이익이 너무 줄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지역기업들은 중소제조업에 대한 산업용 전기요금 지원대책이 조속히 마련돼야 한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실제 이날 전기요금 인상이 전격 발표되자 중소기업계는 곧바로 논평을 내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내수악화·경기침체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의 실정을 감안하면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은 경영에 너무 큰 부담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를 보면, 중소제조업의 93.0%가 산업용 전기요금 인상에 부담을 느낀다고 답했다. 또 74%는 실제 전기요금 인상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중소기업중앙회 대구지역본부 측은 "에너지의 약 80%를 전기에 의존하는 중소기업의 경영환경을 더 악화시킬 수 있다. 특히 뿌리 중소기업들은 전기요금이 제조원가의 30% 가까이 차지하는 만큼 심각한 경영 악화를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윤정혜기자 hye@yeongnam.com

윤정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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